유언보다 스마트한 선택, 리빙트러스트로 자산 관리하기
WM라운지
최근 고령화 시대를 맞아 ‘부동산 승계’와 ‘생전 자산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부동산은 현금화가 어렵고 등기 이전 등 절차가 복잡해, 상속 및 증여 시 가족 간 분쟁의 단초가 되기도 한다. 이런 리스크를 줄이고 생전에 본인의 뜻대로 자산을 관리하려는 자산가들 사이에서 리빙트러스트 유언 대용 신탁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리빙트러스트는 생전에는 본인이 신탁 재산을 자유롭게 운용하면서도, 사망 후에는 신탁 계약에 따라 자산이 자동으로 승계되도록 하는 구조이다. 특히 부동산을 리빙트러스트로 설정해 둘 경우, 사망 후 별도의 상속 등기나 유언 검인 절차 없이 수탁자가 바로 명의 이전을 진행할 수 있어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약할 수 있다.
또한 부동산이 여러 개일 경우, 이를 신탁으로 통합 관리하면서 임대료 수취, 세금 납부, 유지 보수까지 수탁자를 통해 체계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예기치 않은 질병이나 사고로 본인의 자산을 직접 관리하기 어려울 때에도 임의후견의 대안으로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효용성은 더욱 커진다.
특히 가족 간 신뢰가 전제되지 않는 상황이라면, 제3자인 금융기관을 수탁자로 지정해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어 ‘가족 내 갈등 리스크’를 현저히 낮출 수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80대 여성 A씨는 배우자와 함께 은행에 방문할 때마다 전문직인 자녀(변호사, 의사)를 자랑스럽게 여기며 행복한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사고로 배우자와 사별한 뒤, 슬픔이 가시기도 전에 A씨에게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배우자와 함께 살던 서초동 아파트를 당연히 자신이 계속 거주할 것이라 여겼지만, 병원 개원으로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진 아들은 A씨에게 “혼자 살기에는 집이 크니 매각해 본인의 몫을 달라”고 요청했다. 아들을 돕고 싶어 대출이라도 받으려 했던 A씨의 생각과 달리, 변호사 아들은 본인의 상속 지분을 주장하며 아파트 매각을 권유했다. 오랜 세월 살아온 집에 대한 애착과 이웃과의 커뮤니티가 깊었던 A씨는 결국 아파트를 매각해 지분대로 분배하고 수도권 외곽으로 이사했다.
80대 나이에 거주지를 옮긴 A씨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어려워했고, 지인들과의 거리도 멀어져 우울감을 호소하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A씨는 “배우자가 사망하기 전에 주택만큼은 내가 계속 살 수 있도록 유언 대용 신탁을 활용했다면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거주하는 주택은 한 사람의 삶이 고스란히 담긴 자산이자 추억의 공간이다. 사랑하는 배우자의 빈자리를 덜 느끼게 하기 위해 주택 거주권을 사전에 확보하는 방법, 이제 리빙트러스트에서 답을 찾아야 할 때다!
하나은행 리빙트러스트 컨설팅부
리빙 컨설턴트 김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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