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갱님, 확정수익
신규상가 투자하세요
월세를 받는 상가 투자가 어떨까 고민하며 웹서핑을 하던 와중에 신규 오픈하는 상가의 분양광고가 눈에 띈다. 대출을 활용하면 당장 내 돈을 크게 들이지 않고서도 웬만한 금융상품 수익률을 훨씬 웃도는 수익 확보가 가능하다고 한다. 여유자금을 모두 끌어 써야 하지만 이 정도의 소득이면 대출 이자를 상환하면서도 생활비를 충당하기에 충분할 것 같다.

신규 상가투자를 고민하는 20년차 직장인
당장 잘 나가는 상가를 매입하기에는 부담을 느끼지만 안정적인 월 소득을 확보하기 위해 상가투자를 고려하고 계시는 손님의 상담 내용이다.
신규 상가들의 경우 흔히 ‘고수익 확정 상가’라는 타이틀을 걸고 많은 수요자를 현혹하곤 한다. 기본적으로 상권을 평가할 때에는 체크해야 할 사항이 많은데, 입지조건의 구성요소와 상권 배후 수요, 통행량, 동선, 영업력, 경합성 등 상권을 자세히 빈번하게 들여다봐야 보이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동일 상권 내에서도 유난히 공실이나 손바뀜이 잦은 점포가 있는가 하면,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은 자그마한 상가임에도 불구하고 손님이 끊이지 않는 점포도 있다.
상가 투자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는 이러한 정보들을 토대로 알짜 입지를 선정하고 그 입지에 맞는 임차인을 유치하는 등의 전략이 수반되어야 한다. 그런데 신규 점포나 상권의 경우에는 이러한 사전정보가 전혀 없다. 자칫 함정에 빠지기 쉬운 이유다.
통상 입점초기 MD구성은 상권이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에서 임차업종에 충분한 수익구조가 나오지 않아 이탈이나 변경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공실이 생기거나 임대료가 낮아지는 등 수익률이 떨어진다. 상권이 성숙되어 균형임대료가 확정되기까지 기한을 확정할 수 없으니 일정기간 임대료를 보전해준다 하더라도 제시된 수익률이 안전 장치는 될 수 없다.
일례로 2010년경 입주를 시작한 청라국제도시는 2017년 하반기가 되어서야 상권이 안정화되기 시작했고, 2016년 말 첫 입주를 시작한 위례신도시는 2021년 하반기가 되어서야 1층 상가들이 채워지기 시작했다.
순수 여유자금으로 버틸 수 있는 수요라면 그나마 괜찮겠지만 사례와 같이 대출 부담이 있거나 월수입이 필요한 수요라면 보증된 기간도 다 채우지 못한 채 헐값에 빠져나와야 하거나, 거래마저 어려운 경우 파산에 이를 수도 있다. 임대수익확정서를 받았더라도 약속된 수익 지급을 법적으로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초기 진입 상권의 가장 큰 장점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우수한 입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상권이 완성되어감에 따라 선택한 상가의 목이 달라질 수도, 임차인의 잦은 교체나 공실이 발생하는 등 예기치 못한 천덕꾸러기로 전락할 수도 있다. 결국 장래의 불확실한 수익에 배팅하는 만큼 이러한 단점을 명확히 파악하여 접근해야 하며, 제시된 수익률보다 다소 보수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좋다.
나아가 안정지향적인 투자자라면 리스크가 큰 초기진입보다는 상권이 어느 정도 성숙된 후에 제값을 주고 들어가는 편이 낫다. 결국 제시된 확정수익은 불확실한 수익을 일부 보전해주는 일종의 할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하나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부동산투자자문팀 부동산 전문위원 김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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