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신고 숙소 퇴출 이후, 건물주에게 남은 두 가지 질문
내 건물에서 불법 숙박이 운영되고 있지는 않은가? 미신고 숙소가 빠진 자리는 누가 채울 것인가?
배준형의 밸류업 클래스

안녕하세요, 여러분의 부동산 주치의 배준형 수석전문위원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올해 숙박 시장에서 조용히 일어난 큰 변화가 건물주에게 어떤 의미인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올해 1월 1일 이후 도심의 적지 않은 오피스텔과 빌라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받던 숙소들이 에어비앤비를 통한 신규 예약을 받기 어려워졌습니다.
세계 최대 공유숙박 플랫폼인 에어비앤비가 지난해 10월 16일까지 영업신고 정보와 신고증을 제출하지 않은 숙소에 대해 올해 1월 1일 이후의 숙박 예약을 차단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후라도 적법한 영업신고증을 제출하면 다시 예약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당시 국내법상 플랫폼에 부과된 의무가 아니었는데도 스스로 내린 조치였습니다.
여기에 오는 11월 12일부터는 개정 공중위생관리법에 따라 숙박업 중개 플랫폼에도 영업신고증 확인 의무가 생깁니다. 신고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숙박업소의 중개를 제한하는 제도입니다.
그동안 숙박업 신고 없이 운영되던 숙소들은 주요 예약 플랫폼을 통한 영업이 어려워졌고, 숙박 시장에서는 합법적으로 신고·등록된 숙소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필자는 이 변화가 건물주에게 두 가지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봅니다.

첫 번째 질문, 내 건물은 안전한가?
먼저 돌아봐야 할 것은 내 건물입니다.
오피스텔이나 근린생활시설에 입주한 임차인이 건물주도 모르는 사이 그 공간을 단기 숙소로 운영해왔다면, 그 영업이 적법한 신고·등록 요건을 갖췄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신고가 필요한 숙박업을 신고하지 않고 영업한 운영자는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문제는 운영자만의 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건물이 원래 용도와 다르게 사용돼 건축법을 위반한 경우에는 관청의 시정명령이 건물 소유자에게도 내려질 수 있습니다. 위반사항을 시정하지 않으면 이행강제금이 부과될 수도 있습니다.
숙박시설에 필요한 소방·피난 기준을 갖추지 않은 공간에서 사고라도 발생한다면, 사고 원인과 건물주의 관리책임 여부에 따라 손해배상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습니다.
플랫폼에서 예약이 막힌 운영자들이 다른 경로로 영업을 이어갈 가능성도 있고,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계약 해지를 요구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내 건물의 각 호실이 계약서에 적힌 용도대로 쓰이고 있는지, 이번 기회에 한 번은 확인해보셔야 합니다.

두 번째 질문, 빈자리는 누가 채우는가?
반대편에서 보면 이 변화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외국인 관광객의 숙박 수요는 이어지고 있지만, 그 수요를 받아내던 미신고 숙소들은 주요 플랫폼을 통한 예약에 제약을 받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합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숙소에 새로운 수요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실제 수익성은 입지와 객실 규모, 운영비용, 경쟁 숙소 등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필자 역시 도심 건물의 호스텔 전환을 직접 진행하며 이 흐름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합법의 문은 분명 좁습니다.
건물의 용도지역과 규모, 소방과 피난 기준, 주변 학교와의 거리, 관할 관청의 인허가 기준까지 하나하나 통과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 좁은 문을 통과한 숙소는 쉽게 진입하기 어려운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건물도 숙소로 바꾸면 되겠네요?”
이 이야기를 들은 건물주들이 가장 먼저 하시는 말씀입니다.
하지만 모든 건물이 합법 숙소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동네, 비슷한 크기의 건물이라도 어떤 건물은 호스텔로 전환할 수 있고, 어떤 건물은 처음부터 길이 막혀 있습니다. 그리고 이 차이는 건축물대장 한 장만으로는 드러나지 않습니다.
현장에서 가장 많이 보는 실수는 수요만 보고 결정하는 것입니다.
명동이나 을지로처럼 관광객이 몰리는 곳이라도 건물이 숙박시설 기준을 충족할 수 없다면 그 수요는 내 매출이 되지 못합니다.
반대로 조금 떨어진 입지라도 인허가 요건을 갖춘 건물은 숙박 수요를 확보할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결국 판단의 출발점은 ‘어디에 있느냐’ 못지않게 ‘어떤 건물이냐’에 있습니다.

합법 숙소가 중요한 이유
숙소의 합법성은 건물주의 수익 문제만이 아닙니다.
숙박시설에 요구되는 소방설비와 피난통로는 낯선 도시에서 잠드는 투숙객의 안전을 지키는 장치입니다.
적법하게 신고·등록된 숙소는 시설과 영업에 관한 관리·감독을 받으며, 소음과 쓰레기 같은 이웃 주민과의 갈등에 대응할 책임 주체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이 다시 늘어나는 지금, 안전하고 정직한 숙소가 늘어나는 것은 도시 전체의 신뢰와도 연결되는 일입니다.
밸류업 처방전
숙박 시장의 규칙이 바뀌고 있습니다.
이제는 숙소를 만들 수 있느냐보다, 합법적으로 만들 수 있느냐가 사업의 성패를 가릅니다.
건물주라면 지금 두 가지를 점검해보시기 바랍니다.
내 건물의 공간이 계약서의 용도대로 쓰이고 있는가?
그리고 내 건물이 합법 숙소가 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는가?
앞의 질문은 위험을 막는 일이고, 뒤의 질문은 기회를 여는 일입니다.
둘 다 서류만으로는 답이 나오지 않기에, 실제 현장과 인허가를 겪어본 시선으로 한 번은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밸류업이노베이션 대표이사
공인중개사 · 디벨로퍼 · 법원경매 매수신청대리인
한경부동산밸류업센터
문의 : landvalueup@hankyung.com · 02-3277-9856
※ 본 칼럼의 법령 및 정책 내용은 2026년 10월 기준입니다. 공중위생관리법상 숙박업과 관광진흥법 등에 따라 등록하는 숙박시설은 적용 법령과 절차가 다를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건축물의 숙박업 운영 가능 여부는 관할 행정기관과 관련 전문가의 검토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