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든파이브 영화관이 교회로…상가 가치는 얼마나 달라질까?
CGV송파 폐점과 새로운교회 입점, 앵커 테넌트 교체가 상권과 임대수익에 미치는 영향
천우석의 밸류업 인사이트

한때 규모 있는 상업시설을 개발할 때 복합상영관은 꼭 유치하고 싶은 임차인이었다. 개발업체들은 영화관을 입점시키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였다. 영화관 시설공사비를 부담하거나 장기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 등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기도 했다.
실제로 2000년대 초 한 복합상가 개발사업자는 8~9층에 들어설 영화관을 위해 약 44억6300만원의 시설공사비를 부담했다. 당초 영화관 운영업체가 부담하기로 했던 비용이지만, 공사 지연으로 계약 해지 문제가 불거지자 개발사업자가 떠안는 조건으로 계약을 다시 맺었다. 영화관 유치가 무산되면 이미 분양한 상가와 앞으로의 분양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이 같은 사실은 이후 세금 문제로 이어진 법원 판결에서도 확인된다.
영화관에서 받는 임대료만 생각하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투자다. 하지만 복합상영관이 들어서면 다른 상가의 임차인을 구하기가 수월해지고 분양 경쟁력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영화를 보러 온 고객들이 식사를 하고 쇼핑을 하면서 주변 점포의 매출에도 기여하기 때문이다. 당시 복합상영관은 상업시설 전체의 가치를 높이는 대표적인 앵커 테넌트(핵심 집객 임차인)였다.
그랬던 영화관의 위상이 달라졌다. 코로나19를 거치며 관람객이 급감했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일상적인 시청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영화관의 영업환경도 달라졌다. 경영난을 겪던 영화관의 폐점이 이어졌다.
물론 영화시장 전체가 계속 침체하는 것은 아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극장 매출액은 579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1.9% 증가했다. 관객 수도 5705만 명으로 34.2% 늘었다. 그러나 흥행작이 극장가의 회복을 이끌었다고 모든 영화관의 수익성이 좋아진 것은 아니다. 상권과 경쟁시설, 임대차 조건에 따라 개별 영화관의 사정은 다르다.
서울 송파구 문정동 가든파이브에서도 이런 변화가 나타났다. 지난해 3월 영업을 종료한 CGV송파 자리에 올해 7월 새로운교회가 들어섰다. 8개 상영관을 갖췄던 복합상영관이 50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예배시설로 바뀐 것이다.
영화관이 교회로 바뀐 것은 의외로 보일 수 있지만 건물 구조를 살펴보면 이해할 만하다. 약 8926㎡(2700평)에 이르는 넓은 공간과 높은 층고, 이미 확보된 주차시설과 엘리베이터·에스컬레이터는 대규모 예배시설에도 유용한 조건이다.
영화관은 일반 상가와 구조부터 다르다. 상영관은 층고가 높고 창문이 적으며 객석 바닥이 경사져 있다. 판매시설이나 음식점으로 바꾸려면 객석과 벽체를 철거하고 바닥을 평평하게 만드는 공사가 필요할 수 있다. 철거비와 설비공사비가 많이 들어가면 새로운 임차인을 구하더라도 투자비 회수가 쉽지 않다.

반면 공연장이나 실내 스포츠시설은 기존 영화관의 구조를 상대적으로 많이 활용할 수 있다. 서울 종로 CGV피카디리1958과 신촌아트레온, 구로점에서는 일부 상영관을 실내 클라이밍짐으로 바꿨다. 여의도 IFC몰은 영화관의 상영관 수를 줄이고 일부 공간을 식음료시설로 재편하고 있다. 같은 영화관 공간이라도 입지와 건축 조건, 주변 수요에 따라 적합한 활용 방식이 달라진다.
가든파이브에서는 새로운교회가 들어선 이후 주변 상권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이랜드리테일에 따르면 NC송파점의 올해 8~9월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약 5% 증가했다. 예배를 마친 교인들이 쇼핑몰을 이용하면서 새로운 소비 수요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매출 증가가 모두 교회 입점 덕분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른 영업환경의 변화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방문객의 소비 방식도 영화관과 다르다. 영화관은 상영시간에 따라 고객이 여러 시간대로 나뉘어 방문하지만, 교회는 주말 예배시간에 방문객이 집중될 수 있다. 주변 음식점과 카페에는 새로운 매출 기회가 될 수 있지만 평일 소비까지 늘어날지는 알 수 없다. 특정 시간대의 주차장 혼잡과 관리 부담도 고려해야 한다.
가든파이브 사례에서 또 하나 눈여겨볼 부분은 거래 방식이다. 새로운교회는 영화관이 사용하던 공간을 임차한 것이 아니라 직접 매입했다. 기존 소유주에게는 영화관이 떠난 공간의 새로운 매수자를 확보해 투자금을 회수할 기회가 생긴 셈이다.
공간을 새로운 사용자에게 매각했다는 사실만으로 자산가치가 높아졌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기존 소유주의 처분손익은 실제 매각가격과 취득원가, 보유기간의 비용을 비교해야 알 수 있다. 새로운 매수자에게는 필요한 공간을 확보하면서 부담한 취득비용과 시설개조 비용이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대형 쇼핑몰에서는 핵심 집객시설이 주변 점포에 미치는 영향도 살펴야 한다. 새 시설을 찾은 사람들이 주변 점포에서 돈을 쓰고, 그만큼 상인들이 감당할 수 있는 임대료가 높아진다면 건물 전체의 수익성도 개선될 수 있다. 임대수입에서 공실과 운영비용 등을 반영한 순영업소득(NOI)이 증가하면 자산가치가 높아질 여지도 생긴다.
그런데 방문객이 늘어도 주변 점포의 매출과 임대수익이 제자리라면 집객시설 교체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제한적이다. 시설 전환에 투입한 공사비와 공사기간의 영업손실까지 감안하면 예상했던 수익을 얻지 못할 수도 있다.

장기적인 활용 가능성도 따져봐야 한다. 특정 사용자에게 맞춰 개조한 공간은 해당 시설이 다시 철수할 경우 다른 임차인을 찾기 어려워질 수 있다. 새로운 용도로 바꾸려면 상당한 공사비가 다시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 현재의 수익과 함께 향후 재임대 및 매각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는 이유다.
수십억원을 들여 영화관을 유치했던 개발업체들의 계산은 당시 나름의 근거가 있었다. 영화관을 찾는 사람들이 주변 상가에서도 돈을 쓸 것이라는 기대였다. 그 기대가 실제 분양수익과 임대수익으로 얼마나 실현됐는지는 개별 사업마다 달랐을 것이다.
이제 영화관이 떠난 자리에서도 비슷한 계산이 필요하다. 새로운 시설을 찾는 사람들이 주변에서 얼마나 소비하고, 그 효과가 건물의 임대수익과 자산가치로 얼마나 이어질 수 있을지 따져봐야 한다.
가든파이브의 영화관은 교회라는 새로운 사용자를 찾았다. 한때 가장 선호받던 용도라도 시장 수요가 바뀌면 다른 활용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영화관을 대신한 시설의 집객 효과가 주변 상권의 실질적인 수익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앞으로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관련 기사·자료
한국경제 | 2026.10.13 | 영화관 문 닫고 나간 자리에 교회가…송파에 무슨 일이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101270331
영화진흥위원회 | 2026.07.29 | 2026년 상반기 한국 영화산업 결산
https://www.kofic.or.kr/kofic/business/board/selectBoardDetail.do?boardNumber=181&boardSeqNumber=74460
국세청 국세법령정보시스템 | 서울고등법원 2007누28016 판결
https://taxlaw.nts.go.kr/qt/USEQTA002P.do?ntstDcmId=000000000000129748
※ 참고 판례: 서울고등법원 2008년 10월 23일 선고 2007누28016 판결(영화관 시설공사비의 상가분양사업 필요경비 인정 여부). 관련 국세청 심사결정: 심사소득2006-0074. 법원은 영화관 유치가 저층 상가 분양에 미치는 효과를 간접적인 경제적 효과로 판단해, 해당 시설공사비를 저층 상가 분양사업의 필요경비로 인정하지 않았다.
※ 본 칼럼은 작성자의 의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