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임차인·‘확정수익 보장’ 분양상가의 함정
대법원 판례로 본 부동산 매매·분양 사기 완전정리
배준형의 밸류업 클래스

안녕하세요. 여러분의 부동산 주치의 배준형 수석전문위원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부동산 실무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두 가지 고질적인 문제, 매도인이 매각가를 부풀리기 위해 동원하는 가장임차인(허위 임차인) 수법과 실수요·투자 수요자들이 피해를 보는 ‘확정수익 보장’ 분양상가의 법적 문제를 대법원 판례를 중심으로 짚어보겠습니다.
두 사안 모두 계약서 문구 몇 줄 이면에 숨겨진 구조를 모르면 수억원대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반드시 알아야 할 쟁점을 실전 중심으로 정리했습니다.
1. 가장임차인을 이용한 매각가 부풀리기, 무엇이 문제인가?
부동산을 매각하기 전 소유자가 본인과 이해관계가 있는 지인이나 특수관계인을 형식상 임차인으로 앉혀놓고 시세보다 2~3배 높은 임대료로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고임대료 계약서’는 투자자가 해당 부동산의 수익성을 판단할 때 실제보다 높은 임대수익이 발생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 수 있습니다.
특히 수익환원법은 부동산에서 장래 산출될 것으로 기대되는 순수익이나 미래 현금흐름을 환원·할인해 가치를 산정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허위 임대료가 정상적인 임대수익으로 받아들여질 경우 수익가치를 왜곡하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전문적인 감정평가에서는 계약상 임대료만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수익 수준 등을 함께 검토하므로, 허위 임대차계약 하나만으로 감정평가액이 그대로 높아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매수인 입장에서는 “이미 이 정도 임대료를 받고 있는 물건”이라는 판단 아래 높은 가격에 매수했는데, 소유권이 이전된 뒤 해당 임차인이 계약을 종료하거나 실제 임대료 지급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진짜 수익 수준이 드러난다면 상당한 손실을 입을 수 있습니다.
이런 임차인을 실무에서는 ‘가장임차인’ 또는 ‘위장 임차인’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실제로 부동산을 사용·수익하려는 의사 없이, 우선변제를 받거나 특정한 법률상 지위를 만들어내기 위해 임대차계약의 외형만 갖춘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2. 대법원의 입장: 가장임대차는 통정허위표시로 무효가 될 수 있다
이 문제에 대해 대법원은 명확한 기준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대법원은 목적물을 실제 주거용으로 사용·수익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기존 채권을 우선변제받기 위해 주택임대차계약의 형식을 빌리고, 주택 인도와 주민등록까지 마쳐 대항력을 취득한 것처럼 외관을 만든 계약은 주택임대차계약으로서는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해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2002. 3. 12. 선고 2000다24184, 24191 판결입니다.
민법 제108조가 규정하는 ‘상대방과 통정한 허위의 의사표시’에 해당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런 가장임대차에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정한 대항력을 부여할 수 없다고 대법원은 명확히 판단했습니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 구분해야 합니다.
이 판례는 기존 채권을 우선변제받기 위해 주택임대차의 외관을 만든 사건입니다.
따라서 매도인과 지인이 높은 임대료의 계약서를 만들었다는 사실만으로 언제나 위 판례와 동일한 가장임대차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로 부동산을 사용·수익할 의사가 있었는지, 보증금과 차임이 실제로 지급됐는지, 당사자들이 처음부터 임대차계약의 법률효과를 발생시킬 의사가 없었는지 등을 살펴 통정허위표시인지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반대로 매도인과 가장임차인이 실제 임대차 의사 없이 허위 임대차계약을 만들고, 매도인이 이를 정상적인 임대차라고 매수인에게 제시해 높은 가격으로 매수하도록 했다면 매도인의 사기에 의한 의사표시 취소나 손해배상책임도 별도로 문제될 수 있습니다.
실무적으로 중요한 것은 결국 ‘가장’이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입니다.
임대차계약서뿐 아니라
보증금 및 월세의 실제 이체 여부
실제 점유·영업 여부
사업자등록
관리비 납부내역
영업장이라면 카드매출 등 영업자료
주변 임대료와의 현저한 차이
매도인과 임차인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매수인이 계약 체결 전 현장 실사와 임차인 면담, 관리사무소 확인 등을 거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3. ‘확정수익 보장’ 분양상가
두 번째 쟁점은 분양상가·수익형 부동산 시장에서 흔히 등장하는 ‘확정수익 보장’ 마케팅입니다.
대기업에 다니며 안정적인 소득이 있는 이른바 ‘김부장’ 같은 실수요·투자자들은
“연 6~8% 확정수익 보장” “3년간 임대수익 보장” “유명 프랜차이즈·앵커테넌트 입점”
같은 설명에 이끌려 분양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준공 이후 실제 임대가 이루어지지 않거나 수익금 지급이 중단되면서 분쟁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이 문제와 관련해 대법원은 광고나 설명의 구체성과 확정성을 중요하게 봅니다.
상품의 선전·광고에서 거래의 중요한 사항에 관해 구체적인 사실을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비난받을 정도의 방법으로 허위 고지했다면 기망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다소의 과장이 포함돼 있더라도 일반적인 상거래 관행과 신의칙상 받아들일 수 있는 정도라면 곧바로 기망행위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대법원의 기본적인 태도입니다.
최근 판결인 대법원 2026. 5. 8. 선고 2025다219673 판결도 이 기준을 잘 보여줍니다.
이 사건에서 분양대행사 직원은 상가를 분양하면서
“3년간 선임대가 확보돼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다.”
“잔금의 90%는 대출받을 수 있다.”
“확실하게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
는 취지의 설명을 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분양계약 당시에는 실제로 선임대차계약이 체결돼 있었습니다.
문제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뒤 선임대차계약이 해지됐고, 이후 수분양자가 잔금 지급을 망설이는 과정에서 분양대행사 직원들이 추가 설명과 지원확약을 했다는 점이었습니다.
대법원은 수익이나 시세차익에 관한 설명은 일반적·평균적인 상황을 가정한 추상적인 예상 정도로 볼 여지가 크고, 계약 당시 선임대차계약도 실제 존재했으며, 이후 직원들이 일정 기간 차임 상당의 지원을 약속하고 실제 이를 이행한 사정 등을 종합해 기망행위를 인정한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따라서 이 판결을 “확정수익 보장 문구가 계약서에 없으면 무조건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의미로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계약서에 들어갔는지는 계약상 의무가 됐는지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지만, 사기나 기망행위 여부는 설명의 구체성과 확정성, 실제 사실과 얼마나 달랐는지, 상대방이 그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계약 결정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대법원도 이 사건에서 분양회사의 채무불이행책임과 분양대행사 직원의 기망에 따른 불법행위책임을 구분해 판단했습니다.
반대로 “향후 임대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전망과 “연 7%를 3년간 지급한다.”는 구체적인 약속은 법적 의미가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실제 지급액·지급기간·지급주체가 특정된 수익보장 약정이 분양계약서나 별도의 확약서로 작성됐다면, 사기 여부와 별도로 그 약정 자체의 계약상 효력과 이행책임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또한 입점 여부처럼 현재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을 허위로 고지한 경우에도 사정은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아직 입점계약이나 확정된 약정이 없는 특정 브랜드에 대해 “이미 입점계약이 체결됐다.”고 적극적으로 허위 설명했다면, 단순한 미래 전망이나 광고상의 과장과는 다르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분양광고에 관한 여러 판례에서 거래의 중요한 사항에 관한 구체적 사실을 허위로 고지했는지, 그리고 그 내용이 계약 여부를 결정할 정도로 중요한 것이었는지를 기망행위 판단의 중요한 기준으로 보고 있습니다. 민법 제110조에 따른 사기취소 역시 고의적인 기망행위로 상대방이 착오에 빠졌고, 그러한 기망이 없었다면 계약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인정돼야 합니다.
따라서 ‘확정수익’, ‘선임대 완료’, ‘앵커테넌트 입점’이라는 표현만 볼 것이 아니라 그 말이 단순한 전망인지, 현재 존재하는 사실에 대한 설명인지, 구체적인 계약상 약속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 실전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할 체크리스트
(1) 매매 전 임대료 수준 확인
임대차계약서상 임대료가 인근 시세보다 지나치게 높지 않은지 주변 임대사례 등을 통해 반드시 비교해보시기 바랍니다.
특히 높은 임대료를 근거로 매매가격을 설명하는 물건일수록 실제 월세 입금내역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2) 임차인 실체 확인
실제 점유·영업 여부, 사업자등록, 관리비 납부이력, 보증금과 월세 입금내역 등을 통해 ‘진성 임차인’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계약서만 있고 실제 자금의 흐름이 없다면 추가 확인이 필요합니다.
(3) 분양계약서와 확약서를 함께 확인
‘확정수익 보장’, ‘선임대 완료’, ‘앵커테넌트 입점’ 등의 내용이 단순 홍보문구인지, 실제 계약상 의무인지 구분해야 합니다.
특히 수익보장이라면 누가, 얼마를, 언제부터 언제까지, 어떤 조건에서 지급하는지를 계약서나 별도의 확약서에 구체적으로 적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구두 설명이나 카탈로그 문구만 믿고 계약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4) 증거 확보
분양 상담 과정의 녹취, 문자·카카오톡 상담내역, 이메일, 홍보 전단지와 카탈로그 등을 보관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나중에 분쟁이 발생하면 실제로 어떤 설명을 들었는지를 입증하는 자료가 됩니다.
(5) 분쟁 발생 시 계약취소부터 단정하지 말 것
가장임대차라면 민법 제108조의 통정허위표시 여부를 검토하고, 매수인을 속여 계약을 체결하게 한 경우에는 민법 제110조의 사기에 의한 의사표시 취소나 손해배상청구 등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허위·과장광고가 있었다고 해서 언제나 계약 전체를 취소하고 매매대금이나 분양대금 전액을 반환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기망 내용, 계약 체결과의 인과관계, 상대방의 고의, 계약내용 편입 여부 등에 따라 취소·손해배상·채무불이행 등 적용되는 법리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 분쟁에서는 구체적인 자료를 토대로 대응방법을 정해야 합니다.
이처럼 가장임차인을 통한 매매가 부풀리기와 ‘확정수익 보장’ 분양상가 문제는 형태는 다르지만, 거래 상대방에게 실제와 다른 수익구조나 사실관계를 제시해 판단을 왜곡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다만 법원은 단순히 “결과적으로 예상보다 수익이 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사기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현재 존재하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허위 고지했는지, 장래의 단순한 예상이나 전망에 불과했는지, 구체적인 수익보장 약정이 실제 계약내용으로 존재하는지 등을 구분합니다.
결국 계약 전 단계에서 실제 임대차와 자금흐름을 확인하고, 중요한 약속은 서면으로 남기는 것이 손실을 막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는 점을 기억해두시기 바랍니다.
밸류업이노베이션 대표이사
공인중개사 · 디벨로퍼 · 법원경매 매수신청대리인
한경부동산밸류업센터
문의 : landvalueup@hankyung.com · 02-3277-9856
※ 본 칼럼은 부동산 매매 및 상가분양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가장임대차와 허위·과장 설명에 관한 일반적인 법률·부동산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입니다. 실제 통정허위표시나 사기취소, 손해배상책임 여부는 계약내용과 당사자의 의사, 설명내용, 증거관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분쟁에서는 관련 전문가의 검토를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