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월세 3기 연체 뒤 일부 갚았다면…계약해지 막을 수 있을까?

대법원 “해지권 행사 뒤 일부 갚아도 원칙적으로 해지권 안 사라져”

배준형의 밸류업 클래스

상가 월세 3기 연체 뒤 일부 갚았다면…계약해지 막을 수 있을까?

안녕하세요. 여러분의 부동산 주치의 배준형 수석전문위원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실무 현장에서 정말 자주 받는 질문 하나를 짚어보려고 합니다. 바로 “3기 이상 임대료가 연체되었더라도, 밀린 월세만 다 갚으면 계약은 그대로 유지되는 것 아닌가요?”라는 질문인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지난 6월 24일 선고된 대법원 2024다320215 판결이 이 문제에 아주 중요한 기준선을 그어주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대법원 판결의 내용을 중심으로, 상가임대차 3기 연체와 계약해지권의 관계를 꼼꼼히 풀어보겠습니다.

1. “3기 밀리면 자동 종료”라는 흔한 오해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8은 차임 연체액이 3기분에 달하면 임대인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이 조문을 “3기가 밀리면 계약이 저절로 끝난다”고 오해하십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다릅니다.

3기 연체는 임대인에게 ‘해지할 수 있는 권리’가 생기는 요건일 뿐이고, 임대인이 별도로 해지 의사를 표시해야 계약이 실제로 종료됩니다.

문제는 바로 여기서 생깁니다.

임차인이 3기 연체 이후, 임대인이 해지권을 행사하기 전에 일부라도 갚아 연체액이 3기 미만으로 줄어들면 해지 가능 여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면 임대인이 3기 이상 연체 상태에서 이미 해지권을 행사한 뒤, 그 의사표시가 임차인에게 도달하기 전에 일부 변제가 이뤄진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 지점에 대한 답을 내놓은 것이 바로 대법원 2024다320215 판결입니다.

상가 월세 3기 연체 뒤 일부 갚았다면…계약해지 막을 수 있을까?

2. 사건의 경위: ‘소장’이 도착하기 전에 갚은 돈

사건의 경위는 이렇습니다.

임대인은 임차인의 연체액이 3기분 이상에 이르자 계약 해지 의사를 담은 소장을 법원에 제출했습니다. 그런데 그 소장 부본이 임차인에게 실제로 송달되기 전,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 없이 연체차임 일부를 지급하면서 연체액이 3기분 밑으로 내려가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임차인 측은 “연체액이 이미 3기 미만으로 줄었으니 해지 요건 자체가 사라진 것 아니냐”고 다퉜습니다.

임대인이 뒤늦게 지급된 차임을 수령한 사정도 있었지만, 이것만으로 해지 의사를 철회했다고 볼 수 있는지가 함께 문제됐습니다.

3. 대법원의 결론: “이미 행사한 해지권은 되돌아가지 않는다”

대법원 2024다320215 판결의 판단은 명확했습니다.

핵심만 세 가지로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첫째, 차임 연체액이 3기분에 달하면 임대인에게 계약해지권이 발생합니다.

둘째, 임대인이 3기 이상 연체 상태에서 해지권을 행사했다면, 이후 그 해지 의사표시가 임차인에게 도달하기 전에 임차인이 일방적으로 일부를 갚아 연체액이 3기 미만이 됐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미 행사한 해지권은 소멸하지 않습니다.

셋째, 임대인이 뒤늦게 지급된 차임을 수령했다는 사정만으로 해지권을 포기하거나 해지 의사를 철회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결국 대법원 2024다320215 사건의 계약은 소장 부본이 임차인에게 도달한 시점에 적법하게 해지된 것으로 인정됐습니다.

상가 월세 3기 연체 뒤 일부 갚았다면…계약해지 막을 수 있을까?

4. 왜 이런 결론이 나왔을까? 조문 한 글자의 차이

대법원 2024다320215 판결의 배경에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의 조문 구조 차이가 있습니다.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사유인 제10조 제1항 제1호는 “3기의 차임액에 이르도록 차임을 연체한 사실이 있는 경우”로, 과거에 그런 연체 이력이 있었는지를 봅니다.

반면 해지사유인 제10조의8은 “연체액이 3기의 차임액에 달하는 때”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계약해지의 경우에는 임대인이 해지권을 행사할 당시 실제 연체액이 3기분에 달했는지가 중요합니다.

임대차 관계는 당사자 간 신뢰를 바탕으로 성립합니다.

이미 3기 연체라는 중대한 계약위반이 발생했고, 그 상태에서 임대인이 적법하게 해지권을 행사했다면 그 뒤 임차인이 일방적으로 일부만 갚았다는 이유로 이미 행사된 해지권이 당연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대법원 판단의 취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5. 임대인·임차인이 지금 점검해야 할 4가지

대법원 2024다320215 판결을 실무에 적용하려면 다음 네 가지를 꼭 챙기시기 바랍니다.

(1) 3기 연체 시점 특정

연체차임이 언제, 어떻게 누적돼 3기분에 도달했는지를 날짜 기준으로 정리해두는 것이 이후 모든 판단의 출발점이 됩니다.

(2) 해지 의사표시는 지체 없이

명확하게 3기 연체가 확인됐다면 내용증명이나 소송처럼 객관적으로 기록이 남는 방식으로 해지 의사를 표시해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시간을 끌수록 임차인의 부분 변제나 이후 당사자의 행동 때문에 법률관계가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3) 연체차임 수령 시 의미를 분명히

뒤늦게 연체차임이 입금되는 경우에는, 이를 수령하더라도 기존의 계약해지 의사를 철회하거나 임대차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뜻은 아니라는 점을 서면이나 문자로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나중에 해지권을 포기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를 줄일 수 있습니다.

(4) ‘뒤늦은 변제’만 믿고 안심 금지

이미 3기 연체 상태에서 임대인이 해지권을 행사한 뒤라면, 그 후 일부를 갚았다는 사정만으로 해지 효력을 막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임대인이 해지권을 행사하기 전에 연체액을 3기 미만으로 낮춘 경우에는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임차인 입장에서는 연체가 3기분에 이르지 않도록 관리하고 문제가 생겼다면 가능한 한 빨리 해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처럼 상가임대차 분쟁 상담을 하다 보면 많은 분들이 “밀린 돈을 다 갚으면 해결되겠지”부터 생각하십니다.

하지만 대법원 2024다320215 판결이 보여주듯, 실제로는 그 전에 이미 임대인에게 계약을 끝낼 수 있는 권리가 발생했고, 그 권리를 실제로 행사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3기 연체라는 사실이 확인되면 임대인에게 해지권이 발생합니다.

다만 그 뒤 임차인이 언제 변제했는지, 임대인이 언제 해지권을 행사했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3기 이상 연체 상태에서 임대인이 이미 해지권을 행사했다면, 그 뒤의 일방적인 일부 변제나 차임 수령만으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권리가 되돌아가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두시기 바랍니다.

계약해지 통지를 받았거나 차임 연체로 분쟁이 예상되신다면, 초기 단계에서 연체 이력과 해지 의사표시 시점, 변제 경위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충분히 정리한 뒤 대응 방향을 정하시길 권해드립니다.


배준형 수석전문위원
밸류업이노베이션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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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칼럼은 대법원 2026. 6. 24. 선고 2024다320215 판결과 현행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을 바탕으로 차임 연체와 계약해지에 관한 일반적인 법률·부동산 실무를 설명한 정보성 콘텐츠입니다. 실제 계약해지 여부는 연체금액과 변제시점, 해지 의사표시의 내용과 도달시점, 당사자의 합의 및 해지권 포기 여부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 분쟁에서는 변호사 등 관련 전문가의 검토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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