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보증금, 이제 집주인 대신 공적기구가 관리한다?
안심신탁·부동산감독원·세제 개편 추진안, 어디까지 확정됐나
배준형의 밸류업 클래스

안녕하세요. 여러분의 부동산 주치의 배준형 수석전문위원입니다.
최근 부동산 커뮤니티와 온라인 게시판을 중심으로 이런 이야기가 빠르게 퍼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집주인은 전세보증금을 직접 받지 못한다.”
“정부가 전세금을 맡아 관리한다.”
“부동산감독원이 생겨 개인의 계좌까지 들여다본다.”
“보유세가 다시 크게 오른다.”
이런 이야기를 접하면 임차인은 내 보증금이 더 안전해지는 것인지, 임대인은 전세금을 활용할 수 없게 되는 것인지 걱정될 수밖에 없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전세보증금 보호를 위한 안심신탁사업, 부동산감독원 설립근거법 제정, 부동산 거래세·보유세 개선 방향 마련은 정부가 2026년 7월 14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 실제로 포함된 내용입니다.
다만 지금 당장 시행되는 확정 제도는 아닙니다.
안심신탁사업은 구체적인 운영 방식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고, 부동산감독원은 관련 법률이 국회를 통과해야 합니다. 부동산 세제 역시 세율이나 시행 시기가 정해진 것이 아니라 국민 의견을 수렴해 개선 방향을 마련하겠다는 단계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온라인에서 확산되는 이야기와 정부가 실제 발표한 내용을 구분해 살펴보겠습니다.
전세보증금, 정말 집주인이 직접 받지 못하게 될까요?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내용은 전세보증금 보호를 위한 ‘안심신탁사업’입니다.
정부가 제시한 기본 구상은 임차인이 지급한 전세보증금을 별도의 공적 성격을 가진 기구가 관리·운용하고, 임대인은 그 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매월 지급받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현재의 전세계약에서는 임차인이 전세보증금을 임대인에게 직접 지급합니다. 임대인은 계약이 끝나면 같은 금액을 임차인에게 돌려줄 의무를 부담하지만, 계약기간 동안에는 보증금을 사실상 자금처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주택 구입에 투입하거나 기존 대출을 상환하고, 다른 부동산 투자나 생활자금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문제는 계약 종료 시점입니다.
임대인이 보증금을 이미 다른 곳에 사용했고 새로운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거나 주택가격이 하락하면, 기존 임차인의 보증금을 제때 반환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주택이 경매에 넘어갈 경우에는 임차인의 대항력과 확정일자, 선순위 근저당권, 주택가격에 따라 보증금 일부를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안심신탁사업은 이러한 구조적인 반환 위험을 줄이기 위한 방안입니다.
전세보증금을 임대인의 일반 재산과 분리해 관리하면, 계약 종료 시 임대인의 자금 사정에 관계없이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반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집주인은 전세보증금 대신 매달 수익을 받는다?
정부가 공개한 구상에 따르면 임대인은 전세보증금을 목돈으로 직접 사용하는 대신, 보증금을 운용해 발생한 수익을 정기적으로 지급받게 됩니다.
따라서 “집주인은 전세보증금을 완전히 빼앗긴다”는 표현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전세보증금을 직접 보유하고 활용하는 기존 방식에서, 별도 기구가 관리하는 보증금의 운용 수익을 받는 방식으로 바뀌는 구상에 가깝습니다.
다만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이 훨씬 많습니다.
모든 전세계약에 의무적으로 적용할 것인지, 임대인과 임차인이 선택해 가입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것인지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전세보증금 전액을 맡기는지, 일정 비율만 맡기는지도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어떤 기관이 보증금을 관리할 것인지, 원금은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 수익률과 수수료를 어떻게 정할 것인지도 세부 설계가 필요합니다.
운용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인지, 손실이 발생하면 국가·운영기관·임대인 중 누가 책임질지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따라서 현재 단계에서 “앞으로 모든 집주인은 전세금을 받지 못한다”고 단정하는 것은 지나친 해석입니다.
정부가 전세보증금 보호를 위한 새로운 신탁형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방향을 밝혔고, 구체적인 대상과 운영 방식은 앞으로 정해질 예정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안심신탁과 전세금 에스크로는 같은 제도일까요?
온라인에서는 이번 안심신탁사업을 ‘전세금 에스크로’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두 방식 모두 임차인이 지급한 보증금을 제3자가 관리해 반환 위험을 줄인다는 점에서는 비슷합니다.
하지만 같은 제도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에스크로는 원래 거래 당사자가 아닌 제3자가 대금을 보관하다가 정해진 조건이 충족되면 지급하는 제도입니다.
한국개발연구원은 2023년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개선 방안을 제안하면서 전세가율이 주택담보대출비율, 즉 LTV를 초과하는 부분을 제3자에게 맡기는 혼합보증제도를 제안한 바 있습니다.
이는 보증금 전액을 무조건 맡기는 방식이 아니라, 일정 범위는 반환보증으로 보호하고 위험도가 높은 일부 금액을 에스크로 방식으로 관리하자는 구상이었습니다.
이번 안심신탁사업은 전월세 관련 별도 기구가 보증금을 관리·운용하고, 임대인에게 매월 수익을 지급한다는 방향으로 소개됐습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사업 구조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므로 기존 에스크로 제안과 같다고 보기도, 완전히 다르다고 단정하기도 어렵습니다.
현재로서는 ‘보증금을 임대인의 재산과 분리해 제3의 기구가 관리한다’는 큰 방향이 유사하다고 이해하면 됩니다.
안심신탁이 도입되면 전세시장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세입자 입장에서는 전세보증금 반환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임대인이 파산하거나 주택가격이 내려가더라도 보증금이 별도로 안전하게 관리된다면, 계약 종료 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반면 임대인에게는 상당한 변화가 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전세보증금은 집주인이 주택을 구입하거나 대출을 갚을 때 활용할 수 있는 사실상의 무이자 자금 역할을 해왔습니다.
안심신탁으로 보증금을 직접 활용할 수 없게 된다면, 전세를 놓고 주택을 구입하는 이른바 갭투자 구조도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임대인이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게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보증금 활용이 제한되면서 줄어드는 실익을 월세나 반전세로 보충하려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안심신탁에서 제공하는 수익률이 충분하고 보증금 미반환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면, 임대인이 월세 주택을 전세로 전환하는 유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정부 구상의 취지입니다.
결국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가입이 의무인지 선택인지, 임대인에게 어느 정도의 수익을 지급하는지, 수수료는 누가 부담하는지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입니다.
세부 설계가 나오기 전까지는 전세의 월세화가 빨라진다거나 전세 매물이 늘어난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부동산감독원, 이미 출범하는 것일까요?
두 번째로 주목받는 내용은 부동산감독원입니다.
정부는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서 부동산 시장 교란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부동산감독원 설립근거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표현은 ‘설립’이 아니라 ‘설립근거법 제정 추진’입니다.
현재 부동산감독원이 공식 출범한 것은 아닙니다.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조직과 인력, 조사 범위, 권한 등을 정하는 후속 절차가 필요합니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감독 기능은 국토교통부, 지방자치단체, 국세청, 경찰청, 금융당국 등 여러 기관에 나뉘어 있습니다.
집값 담합, 허위 신고, 불법 전매, 부정 청약, 명의신탁, 편법 증여, 대출금의 목적 외 사용 등 하나의 거래에 여러 법률 위반 의혹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 어느 기관이 조사를 주도할지 불분명하거나 기관별 정보가 제대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부동산감독원은 이런 조사와 수사, 제재 기능을 총괄·조정하는 범정부 성격의 전담기구를 만들겠다는 구상입니다.

부동산감독원이 개인 계좌를 영장 없이 들여다본다?
이 부분은 특히 정확하게 구분해야 합니다.
지난 2월 발의된 부동산감독원 설치 법안에는 감독원을 국무총리 소속으로 두고, 부동산 관련 불법행위를 직접 조사하거나 관계기관의 조사·수사·제재 업무를 총괄·조정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감독원이 관계기관에 부동산거래 신고자료, 과세자료, 금융·신용정보, 행정자료 등을 요구해 조사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이 때문에 법원의 영장 없이 민감한 금융정보를 요구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됐습니다.
다만 행정조사를 위한 자료 요구 권한과 형사수사를 위한 강제처분은 구분해야 합니다.
감독원 소속 인력에게 특별사법경찰권을 부여하는 내용은 별도의 법률 개정 문제입니다. 특별사법경찰이 되더라도 압수수색 등 형사소송법상 강제수사는 원칙적으로 법원의 영장을 받아야 합니다.
따라서 “부동산감독원이 특별사법경찰권을 갖게 되면 영장 없이 아무 계좌나 추적할 수 있다”고 단정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현재 쟁점은 감독원이 행정조사 단계에서 어느 범위까지 금융·신용정보를 요구할 수 있게 할 것인지, 정보 접근에 어떤 사전 심의와 통제 장치를 둘 것인지입니다.
법안은 아직 국회 심의 단계이므로 조사 대상, 정보 요구 범위, 특별사법경찰권 등은 입법 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보유세가 다시 크게 오르는 것일까요?
세 번째 관심사는 부동산 세제입니다.
보유세는 부동산을 보유하는 동안 매년 부담하는 세금으로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가 대표적입니다.
거래 단계에서 발생하는 세금에는 주택을 취득할 때 내는 취득세와 양도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양도소득세 등이 있습니다.
정부는 이번 발표에서 국민 의견을 수렴한 뒤 개인의 부동산 거래세와 보유세에 대한 개선 방향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세율이나 과세표준, 공제 방식, 시행 시기는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거래세를 낮추고 보유세를 높이는 방안, 실거주 주택과 투자 목적 보유주택의 부담을 차등화하는 방안, 다주택자 과세 체계를 조정하는 방안 등이 시장에서 거론되고 있지만 모두 논의 가능한 시나리오일 뿐입니다.
정부가 특정한 방향을 최종 확정했다고 볼 단계는 아닙니다.
따라서 지금부터 보유세가 반드시 오른다고 전제하고 급하게 주택을 처분하거나 증여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다주택자나 고가주택 보유자, 임대사업자는 세제 변화에 대비해 자신의 자산구조를 미리 정리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주택별 취득가액과 보유기간, 실거주 여부, 임대소득, 현재 보유세, 대출이자와 향후 처분 계획을 정리해 두면 세제 개편안이 구체화됐을 때 빠르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세법 개정안이 발표된 뒤에는 시행 시기와 경과규정까지 확인한 후 세무사와 매도·증여·보유 시나리오를 비교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감독과 세금만이 아니라 공급 확대도 함께 추진됩니다
이번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는 감독과 세제 논의만 들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정부는 주택공급 확대와 공급 일정 단축 방안도 함께 발표했습니다.
하반기 중 남양주 왕숙 6800가구, 인천 계양 1100가구 등을 포함해 3기 신도시에서 총 1만2000가구를 착공할 계획입니다.
태릉과 성남 등 주요 공공부지의 착공 일정도 기존 2030년에서 2029년으로 1년 앞당기기로 했습니다.
재개발·재건축 등 도심 주택공급을 촉진하기 위한 금융지원과 규제 완화도 검토됩니다.
리모델링 사업계획 승인에 필요한 주민 동의율을 현행 75%에서 70%로 낮추는 방안이 검토 사례로 제시됐습니다.
이 역시 확정적으로 시행되고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주택법 시행령 개정 등 후속 절차가 필요합니다.
기존 주택을 매입해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공공매입임대리츠도 새로 도입할 계획입니다. 공공임대주택의 공급 방식을 다양화하고, 품질 개선과 청년층 공급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취지입니다.
결국 이번 발표는 전세보증금 보호, 시장 감독, 세제 검토, 주택공급을 함께 묶은 종합적인 추진 방향으로 봐야 합니다.
임차인과 임대인은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안심신탁사업이 발표됐다고 해서 기존 전세계약의 보증금 관리 방식이 당장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임차인은 새로운 제도를 기다리기보다 현재 활용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먼저 갖춰야 합니다.
계약 전에 등기부등본을 확인하고, 주택가격 대비 선순위 채권과 전세보증금이 지나치게 높지 않은지 살펴봐야 합니다.
집주인의 국세·지방세 체납 여부를 확인하고, 입주와 전입신고, 확정일자를 빠짐없이 갖춰야 합니다.
가입 요건을 충족한다면 전세보증금반환보증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임대인은 안심신탁이 도입될 경우를 대비해 현재의 전세보증금 활용 구조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전세보증금으로 기존 대출을 상환하거나 다른 부동산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면, 보증금을 직접 활용할 수 없게 될 때의 현금흐름을 계산해야 합니다.
안심신탁의 가입 대상과 수익률, 수수료, 원금보장 방식이 공개되면 기존 전세 유지, 반전세·월세 전환, 대출 상환 등 여러 방안을 비교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는 세제 개편 가능성만 듣고 서둘러 움직이기보다 보유 주택별 세금과 현금흐름 자료부터 정리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발표된 방향과 확정된 제도를 구분해야 합니다
이번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은 부동산 시장에 적지 않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전세보증금을 별도 기구가 관리하는 안심신탁사업은 전세제도의 구조 자체를 바꿀 수 있는 방안입니다.
부동산감독원이 출범하면 흩어져 있던 부동산 불법행위 조사와 단속 기능이 한층 강화될 수 있습니다.
거래세와 보유세 개편은 주택 보유와 매도 전략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세 가지 모두 아직 완성된 제도는 아닙니다.
안심신탁은 운영 대상과 방식이 정해져야 합니다.
부동산감독원은 관련 법률이 국회를 통과해야 합니다.
세제 개편은 국민 의견 수렴과 세법 개정 절차가 남아 있습니다.
따라서 “이제 정부가 모든 전세금을 가져간다”, “부동산감독원이 아무 계좌나 들여다본다”, “보유세 인상이 확정됐다”는 식의 단정적인 이야기는 경계해야 합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불안에 따른 성급한 결정이 아닙니다.
정부가 발표한 추진 방향과 아직 정해지지 않은 부분을 구분하고, 후속 법안과 시행령, 세제 개편안이 나올 때 자신의 상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차분히 점검해야 합니다.
부동산 정책은 발표 제목보다 세부 요건이 더 중요합니다.
누구에게 적용되는지, 언제부터 시행되는지, 의무인지 선택인지, 기존 계약에는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확인한 뒤 움직여도 늦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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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칼럼은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 포함된 전세보증금 안심신탁사업, 부동산감독원 설립 추진, 부동산 거래세·보유세 개선 논의와 관련한 일반적인 정책·부동산 실무 내용을 설명한 정보성 콘텐츠입니다. 구체적인 적용 대상, 시행 시기와 방법은 향후 법률 제정, 시행령, 세법 개정 및 사업 설계 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 의사결정 전에는 정부의 최종 발표와 관련 전문가의 검토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