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남동 40억 꼬마 빌딩, 6년 만에 76억이 되다
입지와 전략이 결합될 때 부동산은 ‘자산’이 된다
배준형의 밸류업 클래스
안녕하세요. 여러분의 부동산 주치의, 배준형 수석전문위원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제가 빌딩사업부 수석팀장으로 근무하던 시절, 사업부에서 직접 진행했던 흥미로운 꼬마빌딩 투자 사례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2018년 5월 10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광고 영상물 제작 법인이 소유한 연남동 소재 꼬마빌딩이 매물로 나왔습니다. 준공연도는 1989년으로 30년 가까이 된 노후 건물이었고, 매매금액은 40억원(대지 평당 8,163만 원)으로 당시 인근 시세 대비 높은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연 1.5%였고, 레버리지(대출)를 적극 활용한 투자가 활발했던 시기였습니다. 결국 이 건물은 영화·방송 관련 법인이 매수하면서 시장의 관심을 모았습니다.
그로부터 6년 뒤, 2024년 7월 19일. 이 건물은 무려 76.8억원에 매각되었습니다. 취득가 40억원 대비 약 36억원의 시세 차익이 실현된 셈입니다.
이번 사례는 단순한 시세 상승이 아니라, ‘입지의 힘’과 ‘전략적 밸류업’이 결합될 때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입니다.
1. 젊은 소비층이 모이는 ‘앵커 입지’의 힘
이 건물은 젊은 세대의 메카이자 서울을 대표하는 핫플레이스, 마포구 연남동 연트럴파크 인근 핵심 입지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곳은 단순한 역세권이 아니라, 트렌드 소비가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생활 동선의 중심지’입니다.
젊은 층과 외국인 관광객이 연트럴파크와 주변 골목길을 필수적으로 경유하기 때문에, 매일 반복적으로 대규모 유동인구가 형성됩니다.
주변에는 개성 있는 카페, 편집샵, F&B 브랜드가 밀집해 있으며, 데이트족·직장인·관광객을 아우르는 복합 소비층이 안정적으로 유입됩니다.
이 덕분에 건물의 노후도나 당장의 임대수익률이 낮더라도, 토지 자체의 미래가치는 시장에서 매우 높게 평가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2. 건물의 내재가치를 높인 ‘토지 구조’
이 부동산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상 제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용적률 200%가 적용되는 토지였습니다.
이미 1989년 준공 시점에 용적률 199.51%로 거의 최대치를 활용한 효율적인 설계를 갖추고 있었습니다.
특히, 필지의 넓은 전면부와 10m 도로 접도 조건은 상업용 건물로서 탁월한 경쟁력을 만들어냈습니다.
브랜드 노출성과 접근성이 높아, 1층에는 ‘메가커피’와 같은 카페형 임차인이 안정적으로 입점할 수 있었습니다.
3. 40억에서 76억으로, ‘밸류업(Value-up)’의 정석
이 사례의 진정한 가치는 매입 이후 실행된 전략적 리모델링과 용도 변경에서 비롯됐습니다. 건물의 수명을 연장하고 임대수익률을 극대화한 결과, 이른바 ‘상품성 리노베이션’을 완성했습니다.
1) 용도 변경 전략
기존 주거용으로 사용되던 3~4층 일부를 제2종 근린생활시설(사무소·학원)으로 전환했습니다.
연남동 상권은 주거보다 상업·업무시설의 평당 임대료가 높기 때문에, 이 전환만으로 건물의 현금흐름(NOI)이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2) 대수선 및 편의시설 개선
노후 건물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엘리베이터 신설, 외장재 교체, 내부 리모델링 등을 시행했습니다.
이는 임차인의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건물의 ‘시각적 상품성(Curb Appeal)’을 강화하여, 연남동 특유의 트렌디한 이미지와 조화를 이루게 했습니다.
이 일련의 밸류업 과정을 통해 해당 건물은 단순한 노후 건축물이 아닌, 임대수익과 브랜드 이미지가 결합된 프리미엄 자산으로 재탄생했습니다.
4. 입지와 전략, 두 축이 만든 성공 공식
연남동 꼬마빌딩 사례는 단순히 ‘좋은 위치의 건물’이 아니라, 입지의 잠재력을 정밀하게 해석하고 시장의 트렌드에 맞게 용도와 구조를 재설계한 결과물입니다. 다시 말해, 입지(Location)가 기회를 만들고, 전략(Strategy)이 그 기회를 현실의 수익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지금의 꼬마빌딩 시장은 과거처럼 단순히 ‘매입-보유’만으로는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입지와 밸류업을 결합한 능동적 전략만이 불확실한 시장에서 확실한 수익을 만드는 유일한 해법입니다.
배준형 수석전문위원(밸류업이노베이션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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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부동산밸류업센터(landvalueu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