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거절당한 가족법인, 무엇이 문제였나?
재무제표가 없어도 자금 조달이 가능해지는 전략…실전 사례로 본 법인 투자 실무
배준형의 밸류업 클래스

최근 부동산 자산관리와 절세, 그리고 자녀에게의 원활한 자산 승계를 고려해 가족법인을 설립하고, 이를 통해 실물자산 개발을 추진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이 항상 매끄럽게 진행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금융조달 과정에서는 예상치 못한 대출 거절 문제에 직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그 원인과 해결 방안을 상세히 살펴보겠습니다.
❶ 사업 목적의 적합성부터 점검해야 합니다
가족법인을 통해 부동산 개발을 추진할 경우,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요소는 법인의 정관 및 사업자등록증에 명시된 사업 목적입니다. 대출 심사 시 금융기관은 해당 법인이 창고 신축이나 부동산 개발을 합법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자격을 갖췄는지를 확인합니다.
따라서 다음 사항이 반드시 명확히 반영되어야 합니다.
- 법인등기사항증명서상 ‘부동산 개발·임대·창고업’ 등의 명시
- 사업자등록증의 업태 및 종목란에 관련 항목 기재
이러한 항목이 누락된 경우, 대출 심사 초기 단계부터 신뢰도 하락과 심사 제외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❷ 수익이 없는 신생 법인의 한계와 대체 방안
신생 법인은 대부분 매출 및 이익이 없는 상태에서 출발합니다. 이 경우, 건축자금대출(시설자금) 심사에서 상당한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다음과 같은 보완 요소가 충분히 갖춰진다면 대출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 납입 자본금 규모: 일정 수준 이상의 자본금은 책임성과 실행력을 입증하는 수단입니다.
- 보유 토지의 감정가치: 담보로 제공되는 부동산의 가치가 대출 승인 여부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
- 대표자 신용도 및 보증 능력: 개인 보증 또는 책임능력이 중요한 심사 항목입니다.
- 추가 담보 제공 가능성: 다른 부동산 자산을 공동 담보로 활용할 수 있는지 여부
이와 같은 보완요건은 신생 법인이더라도 금융기관과의 협의 여지를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이 됩니다.
❸ 금융기관별 특성 파악과 전략적 접근 필요
모든 금융기관이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지는 않습니다. 특히 지점 단위의 재량권이 큰 지방은행이나, 특화된 부동산 대출 상품을 보유한 시중은행의 경우, 차별화된 접근 전략이 필요합니다.
다음은 추천하는 전략적 접근 방법입니다.
- 법인의 사업 구조에 적합한 전용 대출 상품 탐색
- 주요 은행 (신한, 국민, 하나, 기업 등)과의 사전 미팅을 통한 협상력 제고
- 사업계획서, 추정 손익계산서, 토지 감정평가서 등 보조 자료를 통해 실행 가능성 강조
❹ 자본금 규모는 신뢰의 척도
많은 가족법인이 설립 시 1,000만 원 이하의 최소 자본금으로 시작합니다. 그러나 수억 원 규모의 창고 건립을 추진하면서 자본금이 낮다면,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다음과 같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자본금으로 공사 중 문제 발생 시 감당이 가능한가?”
“법인의 책임 능력은 충분한가?”
이러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보완이 필요합니다.
- 유상증자를 통한 실질 자본금 증액
- 자산 전입 또는 대표자 명의 토지와의 임대계약 체결을 통해 외형 확대
- 증액된 자본금의 등기 및 세무 반영으로 공신력 확보
자본금 규모는 단순한 수치가 아닌, 사업의 신뢰성과 지속 가능성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입니다.
단순한 설립이 아닌 ‘실행 가능한 구조’ 설계가 핵심입니다
가족법인을 통한 부동산 개발은 합법적 절세와 효율적 자산 운용 측면에서 매우 유효한 전략입니다. 하지만 형식적인 법인 설립만으로는 원하는 결과를 얻기 어렵습니다.
✅ 사업 목적의 명확화
✅ 재무적 기반의 확보
✅ 금융기관과의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 실행력 있는 구조 설계
이러한 네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만 진정한 자산 증식 플랫폼으로서의 법인 운영이 가능합니다.
배준형 수석전문위원(밸류업이노베이션 대표이사) 공인중개사 & 디벨로퍼
한경부동산밸류업센터(landvalueu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