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문턱에 선 빌딩 투자 전략
“빌딩은 플랫폼”···자산이 아닌 ‘공간’에 투자하는 시대
배준형의 밸류업 클래스
안녕하세요. 부동산 투자 주치의, 배준형입니다.
오랜 시간 동안 빌딩은 대표적인 부동산 투자 수단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토지와 건물을 동시에 소유할 수 있다는 입체적 자산 구조, 실물자산의 직관적인 매력,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가치가 높아지는 유한 자원인 토지의 특성까지 더해져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어왔습니다.
또한, 시간이 지나 건물의 가치가 하락하더라도 공간 기획, 리모델링, 신축 등을 통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 역시 빌딩 투자의 큰 장점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단순히 ‘보유’하는 시대를 넘어, ‘공간 그 자체’에 투자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빌딩의 가치는 이제 물리적 조합만으로 판단되지 않습니다. 그 공간 안에 어떤 콘텐츠가 담겨 있는지, 누가 머물고 어떤 비즈니스가 이뤄지는지가 자산의 가치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된 것입니다.
기업과 브랜드가 입주하고, 근로자와 소비자가 모여드는 공간은 도시의 흐름과 상권 트렌드를 반영하며, 복합적이고 유기적인 수익 구조로 이어집니다.
빌딩, 더 이상 ‘자동 수익 창출기’가 아니다
많은 투자자들이 빌딩을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는 시간과 체력의 투입 없이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상적인 현금 흐름으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자산가들은 빌딩 투자를 ‘부의 추월차선’으로 받아들여 왔습니다.
그러나 시장은 급변하고 있습니다. 과거처럼 단지 매입만으로 자산가치가 오르던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오프라인 공간 수요가 급감하며, 특히 오피스 빌딩의 공실률 증가와 임대료 연체 문제는 투자자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금리 인상과 내수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수익 구조는 더욱 압박받고 있으며, 단순 보유만으로는 더 이상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수익의 조건, 이제는 ‘운영 역량’
이제 빌딩의 수익을 좌우하는 요소는 ‘운영 역량’입니다. 단지 좋은 입지의 건물을 매입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임차인 구성, 시설 관리, 브랜드 전략 등 정교한 기획과 실행이 수익 극대화의 관건입니다.
실제로 최근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노후 건물을 리모델링하거나 신축 후 재매각하는 사례가 활발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외관과 내부가 깔끔하고 기능이 개선된 건물일수록 시장 반응은 더욱 빠르고 긍정적입니다.
기존처럼 단순한 ‘임대 수익률’만으로는 투자 판단이 어려운 시점입니다. 시장이 하락 국면에 진입하면 수익률이 악화될 수 있으며, 대출 이자 부담까지 고려하면 손실로 이어질 위험도 존재합니다.
따라서 이제는 빌딩의 ‘운영 성과’와 ‘회복 탄력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새로운 지표와 분석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보유’에서 ‘활용’으로, 개념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제 우리는 빌딩 투자를 ‘보유’의 관점이 아닌 ‘활용’의 시각에서 바라보아야 합니다. 사람과 콘텐츠가 머무르고, 수익을 창출하며, 도시의 흐름을 담아내는 플랫폼으로서 빌딩의 가치를 재조명해야 할 때입니다.
빌딩은 더 이상 단순한 자산이 아닙니다. 그것은 하나의 생태계이며, 수익과 가치를 만들어내는 복합적인 구조입니다. 앞으로의 부동산 투자는 바로 이 관점의 전환에서 시작될 것입니다.
배준형 수석전문위원(밸류업이노베이션 대표이사) 공인중개사 & 디벨로퍼
한경부동산밸류업센터(landvalueu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