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틸 것인가, 정리할 것인가’ 양도세 중과 시대의 부동산 전략
양도세 중과 재시행과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 논의가 동시에 등장한 시장
거래 위축 속 가격 하방 경직 가능성…투자·실수요 전략 재점검 필요
이슈 체크
안녕하세요. 여러분의 부동산 주치의 배준형 수석전문위원입니다.
2026년 5월 9일,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의 세제 지형이 근본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이재명 정부가 4년간 반복 연장해 온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를 마침내 종료한 것입니다. 이대통령은 올해 1월 “정부를 이기는 시장은 없다”라며 재연장 불가 입장을 못 박았고, 5월 10일부터 중과세가 전면 재시행됐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같은 시기 국회(범여권)에서는 1세대 1 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 폐지를 담은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되면서, 실수요자와 투자자 모두 전례 없는 세금 변수 앞에 서게 됐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이 두 가지 세제 변화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그리고 향후 부동산 시장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지를 팩트 중심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부활, 최고세율 82.5%, 무엇이 달라지나?
소득세법상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에게는 기본세율(6~45%)에 2주택자는 20% 포인트, 3주택 이상은 30% 포인트가 가산됩니다. 여기에 지방소득세까지 합산하면 최고 실효세율은 82.5%에 달합니다.
실제 세 부담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중과 유예 기간에는 일반세율과 함께 보유기간에 따른 장기보유특별공제(연 2%, 최대 30%)가 적용돼 세 부담을 일정 수준 줄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2026년 5월 10일 중과 재시행 이후부터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중과 대상 다주택자에게는 장기보유특별공제 자체가 배제됩니다. 10년, 20년을 보유해도 단 1원의 공제도 받지 못합니다. 여기에 2주택자는 20% 포인트, 3주택 이상은 30% 포인트의 중과세율이 추가로 적용되면서, 세 부담은 유예 기간 대비 두 배 수준으로 급증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짚어드릴 점이 있습니다. 간혹 “10년 이상 보유하면 최대 80%까지 공제받는다”라고 알고 계신 분들이 있는데, 이는 1세대 1 주택자에게만 적용되는 별도 제도입니다. 1 주택자는 보유기간(연 4%, 최대 40%)과 거주기간(연 4%, 최대 40%)을 합산해 최대 80%까지 공제받을 수 있지만, 다주택자의 일반 장특공(최대 30%)과는 완전히 다른 제도입니다. 중과 재시행 이후 다주택자에게는 이 혜택이 전혀 적용되지 않습니다.
결국 중과 재시행은 단순한 세율 인상이 아닙니다. 장특공 배제와 중과세율 가산이라는 이중 페널티가 동시에 작동하는 구조입니다.
- 1세대 1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 폐지 발의. 실수요자도 피할 수 없다.
2026년 4월 8일, 국회에서는 소득세법 제95조(장기보유특별공제)를 삭제하고 신규 조항 제90조의 2(장기보유세액공제)를 신설하는 내용의 개정법률안이 발의됐습니다. 핵심은 공제 구조를 기존 ‘비율 공제’에서 ‘정액 세액공제’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현행 제도에서는 양도가액 12억 원을 초과하는 고가 주택을 보유한 1세대 1주택자가 보유 기간과 거주 기간에 따라 각각 최대 40%, 합산 최대 80%의 양도차익 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예컨대 20억 원에 매도한 주택의 경우 12억 원 초과분을 기준으로 과세 대상 양도차익을 계산하고, 여기에 최대 80% 장특공이 적용되면 실질 납세액이 크게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이 혜택 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뀝니다. 발의 취지는 고가주택 보유자에게 집중된 세제 혜택을 조정하고 과세 형평성을 높이겠다는 것입니다. 현행 비율 공제 방식은 집값이 비쌀수록 절세 효과가 극대화되는 구조적 특성이 있어, 고가 아파트 보유자일수록 혜택이 크다는 형평성 논란이 지속돼 왔습니다.
중요한 점은 이 개정안이 아직 확정된 사안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상임위원회 심사, 법제사법위원회 검토, 본회의 의결이라는 절차가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법안이 통과될 경우 매도 시점에 따라 수억 원의 세금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향후 3년 내 매도나 갈아타기를 계획 중인 분들은 지금부터 전문가와 시뮬레이션을 해두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 부동산 시장 전망 매물 잠김과 가격 하방 경직의 역설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직후 시장의 반응은 즉각적이었습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유예 마지막 날인 5월 9일 6만8,495건이었던 서울 아파트 매물은 이틀 뒤인 5월 11일 6만 5,682건으로 약 5.1% 급감했습니다.
강동구는 9.3%, 성북구 8.0%, 노원구 6.6% 순으로 매물이 빠르게 회수됐습니다. 절세 목적으로 시장에 내놓았던 다주택자들이 세 부담이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나자 매물을 거둬들인 결과입니다.
공급 측면의 구조적 압박도 심각합니다.
2026년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1만6,262가구로 전년 대비 약 56% 급감할 전망입니다. 공사비 급등으로 재건축·재개발 착공 실적이 예년 평균의 40% 수준에 그치면서, 수년간 이어진 인허가 감소의 후폭풍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전문가 시각도 엇갈립니다. KB금융그룹 경영연구소가 2026년 5월 발간한 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1월 조사에서 전문가의 81%가 서울 집값 상승을 예상했으나 4월 조사에서는 56%로 낮아졌습니다. 반면 현장 공인중개사는 54%가 하락을 전망하며 시각이 엇갈렸습니다. 전세가는 공급 부족과 수요 증가가 맞물리며 4.7% 수준의 추가 상승 압력이 예상됩니다.
결국 현재 시장은 이중의 역설에 빠져 있습니다. 정부는 양도세 중과라는 강수를 통해 다주택자 매물 출회를 유도했지만, 실제로는 세 부담이 커질수록 버티기 전략이 강화되는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됩니다. 동시에 공급 절벽이 하방 지지력으로 작용해 가격의 전면적 하락 전환 가능성도 낮습니다. ‘거래 동결 속 가격 하방 경직’이라는 구조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 실수요자/투자자를 위한 지금 현 시점의 체크리스트
12억 원 초과 고가 주택을 보유한 1세대 1주택자라면 장기보유특별공제 폐지 입법 동향을 반드시 주시해야 합니다. 법안이 2027년 시행을 목표로 추진되는 만큼, 매도 시점 전략에 따라 수억 원의 세금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다주택자는 지금 당장 보유 주택 각각의 양도차익과 중과세 적용 여부를 전문가와 함께 점검해야 합니다. 조정대상지역 외 주택은 기본세율이 적용되므로 보유 지역별로 전략이 달라집니다. 일시적 2주택자 등 중과 제외 요건도 꼼꼼히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무주택 실수요자에게는 오히려 옥석을 가릴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매물이 줄고 거래량이 감소하는 국면에서는 급매 발굴이 어려워지지만, 공급 절벽이 장기화될 경우 전세 전환 대신 매수 타이밍을 검토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입니다. 다만 대출 규제가 여전한 상황에서 자금 조달 계획을 철저히 세우는 것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재건축·재개발 투자자는 공사비 인상과 착공 지연이라는 이중 리스크를 직시해야 합니다. 사업성이 검증된 알짜 구역에 집중하되, 시공사 선정 단계 이후 진행 속도가 담보된 단지를 중심으로 검토하는 것이 유효합니다.
- 마치며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세제 정책은 불로소득 환수와 투기 억제라는 명확한 방향성을 갖고 있습니다. 양도세 중과 부활과 장특공 폐지 논의는 그 방향을 가속화하는 신호탄입니다. 시장은 단기적으로 매물 감소와 거래 위축을 경험하겠지만, 구조적 공급 부족이라는 변수가 가격 하락을 제한할 것입니다.
지금은 ‘버티기냐 매도냐’를 감(感)으로 결정할 때가 아닙니다.
보유 주택의 세제 환경을 정확히 진단하고, 변화하는 법안의 흐름을 선제적으로 파악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 시점입니다.
배준형 수석전문위원(밸류업이노베이션 대표이사)
디벨로퍼 & 공인중개사 & 법원경매 매수신청 대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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