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실 늘었는데 빌딩 가격은 그대로?
버티는 시장 속 숨겨진 기회
수익률과 따로 노는 빌딩 가격, '꼬마빌딩' 투자 해법은?

안녕하세요. 부동산 투자 주치의, 배준형 수석전문위원입니다.
최근 중소형 빌딩(이른바 ‘꼬마빌딩’) 시장에서는 특이한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상가 공실은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지만, 건물 가격은 쉽게 하락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일부 지역에서는 공실이 장기화됨에도 불구하고, 매도자들은 여전히 높은 호가를 고수하는 상황입니다.
공실률이 높아지는데 왜 가격은 유지되는가?
이론적으로 임대수익이 감소하면 부동산 가치도 하락하는 것이 맞습니다. 부동산 감정평가 방식 중 하나인 수익환원법에 따르면, 공실이 늘고 수익률이 떨어지면 해당 부동산의 가치도 떨어져야 합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러한 이론이 잘 적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공실이 수개월, 심지어 수년간 지속되더라도 건물주들은 가격을 내리지 않고 버티고 있습니다. 이러한 괴리가 발생하는 이유를 실무 전문가의 시각에서 분석해 보겠습니다.
이유 1: ‘버틸 수 있는 사람들’의 시장 구조
중소형 빌딩 소유자 대부분은 개인 자산가 또는 투자 법인입니다. 이들은 높은 자기자본 비율과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바탕으로 당장의 공실이나 수익 손실에 크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지금은 비어 있어도 곧 채워질 테니 괜찮다”거나, “싼값에 팔기보다는 계속 보유하겠다”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합니다.
이러한 심리는 매도 전략에도 영향을 미쳐, 상당수 매물이 1~2년 이상 거래 없이 방치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수많은 중개사무소가 광고를 해도 가격이 비현실적이어서 실제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입니다.
이유 2: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시장’이 아닌 ‘희망가’
상업용 부동산의 매매가는 종종 실거래가 아닌 소유자의 희망가에 의해 결정됩니다. “이 지역은 개발 가능성이 높다”, “입지가 좋으니 오를 것이다”와 같은 소유자의 기대 심리가 시장 흐름보다 우선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문제는 공실률이 높아지고 실질 수익률이 떨어져도 이러한 기대 심리가 변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결국, 시장 전체가 ‘가격 경직성’에 빠져 실질적인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는 상태가 됩니다.
매수자는 수익이 나지 않는 건물을 높은 가격에 사려 하지 않고, 매도자는 공실이 장기화되더라도 싸게 팔 이유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중개인 역시 가격 협상이 어려워 거래 중개를 포기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이처럼 수익성과 시세가 따로 움직이는 비효율적인 시장이 현재 중소형 빌딩 중개 시장의 현실입니다.
‘버티는 시장’이 아닌 ‘움직이는 시장’을 선택할 때
그렇다면 우리는 어디서 해답을 찾아야 할까요?
바로 법원경매 시장입니다.
법원경매 시장은 ‘버티기’ 전략이 통하지 않는 구조입니다. 금융기관의 채권 회수 압박, 소유자의 유동성 위기, 법원의 강제 집행 절차와 같은 외부 요인이 매각을 강제하기 때문입니다.
이 시장에서는 매도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부동산이 시장에 나오며, 가격은 수요자인 입찰자들에 의해 결정됩니다. 따라서 법원경매는 실제 시장 상황을 가장 정확하게 반영하는 가격 발견 메커니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의 빌딩 시장은 매도자와 매수자 간의 심리전으로 비정상적인 정체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법원경매 시장은 다릅니다. 거래가 멈추지 않고, 가격은 현실적으로 조정되며, 누군가의 위기는 누군가에게 확실한 기회가 됩니다.
상가 공실률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지금이야말로, 비현실적인 가격이 형성되는 중개 시장에 머무르지 않고 법원경매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해야 할 때입니다.
배준형 수석전문위원(밸류업이노베이션 대표이사) 공인중개사 & 디벨로퍼 & 법원경매 매수신청 대리인
한경부동산밸류업센터(landvalueup.hankyung.com)
*문의 : landvalueup@hankyung.com / 02-3277-98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