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난무했던 슬럼…문화·예술공간 들어서자, 구글도 따라왔다

도심복합개발이 도시 경쟁력

(1) 마약소굴서 빅테크 허브로 변신

'해리포터역' 킹스크로스의 마법

서울 4개 vs 도쿄 55개…도심복합개발 韓 완패

英·美·日 전략특구서 굵직한 개발 '척척'

정책 불확실성·규제

상암·용산 동력 잃어

韓 20년째 헛바퀴만

영국 런던 시민들이 지난달 25일 킹스크로스 내 공공문화공간인 콜드롭스야드스텝에서 여가를 즐기고 있다. 이곳은 공연·문화 이벤트가 열리는 그래너리스퀘어 등 다양한 휴식 공간이 있어 종일 인파로 북적인다. 오른쪽은 연내 완공을 앞둔 300m 길이의 구글 런던 헤드쿼터 북측 부분. /런던=이유정 기자

세계 주요 도시가 킹스크로스(영국 런던), 허드슨야드(미국 뉴욕), 아자부다이힐스(일본 도쿄) 등 대규모 도심복합개발 사업으로 다국적 기업과 인재를 잇달아 유치하고 있다. 정부 정책 불확실성과 과도한 규제 등으로 민간이 복합개발을 외면하면서 서울의 글로벌 경쟁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개발업계와 일본 내각부 등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도쿄 국가전략 특별구역’에서 진행되는 도심복합개발 사업은 총 55개다. 도쿄역 야에스 지구, 아카사카 프로젝트, 시나가와 프로젝트 등 대지 3만㎡ 이상(트로피에셋)의 굵직한 개발이 모두 이 제도를 활용해 추진되고 있다. 국가전략 특구는 2014년 아베 신조 정부가 ‘세계에서 가장 비즈니스하기 쉬운 환경을 마련하겠다’며 도입한 탈규제 지역이다. 국내에서 이달 7일 시행하는 공간혁신구역(비욘드 조닝, 화이트 존)과 비슷한 제도다.

글로벌 주요 도시와 달리 국내 도심 개발은 헛바퀴만 돌고 있다. 공간혁신구역 시범사업 후보지는 서울에 4곳(양재·김포공항·청량리역, 독산공군부대)뿐이다.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와 용산국제업무지구도 20년째 첫 발도 떼지 못했다.

​구자훈 한양대 도시대학원 교수는 “도심 복합업무지구의 활력이 도시의 경쟁력”이라며 “광역철도역 주변에 국제업무지구를 개발하는 흐름에 적극 합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업·주거·여가 3박자 고루 갖춰

구글, 1.4조원 들여 신사옥 짓고 메타·루이비통도 줄줄이 새둥지

지난달 25일 찾은 영국 런던 킹스크로스 일대에는 초고층 빌딩을 옆으로 뉘어놓은 모습의 건물 공사가 한창이었다. ‘랜드 스크레이퍼’라고 불리는 이 건물은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구글의 런던 사옥이자 유럽 헤드쿼터다. 건물 길이만 300m에 달하는 규모(연면적 9만3000㎡)로, 기존 구글 런던 사무실 면적의 8배에 달한다. 

1조4000억원이 투입된 이 사옥은 구글이 미국 외 지역에서 자체 소유한 유일한 건물이다. 킹스크로스의 인허가를 담당한 피터 비숍 런던대 바틀릿건축스쿨 도시디자인학과 교수는 “부지 면적의 절반에 쾌적한 공공 공간을 조성하고 세계적인 예술대를 유치하는 데 공을 들였다”며 “구글 같은 세계적 기업이 들어오면서 킹스크로스의 자체 경쟁력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돈 안 되는 것부터 투자한 역발상

영화 해리포터 촬영지로 유명한 킹스크로스는 도시개발사업의 모범이자 ‘직·주·락’(직업·주거·여가)이 가장 잘 구현된 개발 사례로 꼽힌다. 퇴근 무렵 찾은 킹스크로스는 이런 평가를 방증하듯 각양각색의 사람으로 북적였다. 업무를 마치고 바삐 움직이는 IT 기업 직원, 그래너리스퀘어와 코드롭스야드 쇼핑몰에서 여가를 즐기는 주민과 관광객, 수업을 마치고 맥주 한잔을 즐기는 유럽 최대 종합예술대(런던예술대) 학생이 골목과 상점을 채웠다.

킹스크로스는 대지 27만㎡에 25년에 걸쳐 진행되는 유럽 최대 역세권 개발 사업이다. 6개 지하철 노선과 런던 교외를 이어주는 기차, 프랑스 파리·벨기에 브뤼셀·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 유럽 대륙과 연결하는 유로스타가 출발하는 교통 허브다. 이 지역엔 2013년 구글의 신사옥 발표를 시작으로 삼성전자와 메타 같은 글로벌 IT 기업, 럭셔리 패션 브랜드 루이비통, 세계 3대 레코드 회사 유니버설뮤직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이 속속 자리를 잡았다.

킹스크로스 개발이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복합공간을 이상적으로 구현했기 때문이다. 이곳은 10개 공원을 비롯해 광장 녹지 도로 등 공공 공간 비중이 40%에 달한다. 건물은 56%가 오피스이고 나머지는 주거(24%) 리테일(11%) 문화·교육·레저·호텔(9%) 등으로 채웠다. 

​2011년 이전을 결정한 런던예술대의 예술·디자인·패션 부문 칼리지 센트럴세인트마틴스(CSM) 역시 킹스크로스의 매력을 한 단계 끌어올린 ‘신의 한 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구자훈 한양대 도시대학원 교수는 “런던예술대 CSM 이전으로 킹스크로스에 창의적 인재가 몰리고 IT 기업들이 둥지를 틀었다”고 평가했다.

[출처] 범죄 난무했던 슬럼…문화·예술공간 들어서자, 구글도 따라왔다|작성자 hklandvalueup

수요 변화 따라 유연하게

제조·물류 중심지였던 킹스크로스역 일대는 관련 산업이 쇠퇴하면서 1970년대 마약과 매춘, 범죄가 난무하는 낙후 지역으로 전락했다. 당시 전문가들은 주민과 상인도 외면한 지역에 대규모 프로젝트가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킹스크로스 개발이 막대한 시간과 자금 부담 리스크를 극복한 데는 공공과 민간의 절묘한 협업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개발을 관할한 캠던자치구는 민간 시행사 아젠트가 주도적으로 마스터플랜을 짜도록 하면서 용도지역과 바닥면적 등을 정하는 데 20%에 달하는 파격적인 ‘유연성’을 허용했다. 영국 최대 도시연구기관인 센터포시티스의 앤서니 브리치 부소장은 “초기에 모든 것을 확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하는 공간 수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개발 위험이 줄자 아젠트는 땅의 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할 수 있었다. 개발 첫 단계에서 상업용 부동산 대신 11개의 공공 문화공간 등으로 구성된 그래너리스퀘어부터 지은 게 대표적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여가·주거·상업·교육시설 등을 복합적으로 구현해내자 글로벌 기업이 먼저 러브콜을 보냈다.

킹스크로스 마스터플랜을 담당한 알리스앤드모리슨의 밥 알리스 공동창업자는 “2008년 리먼 사태로 사업이 위기를 맞았을 당시 아젠트는 CSM을 유치하기 위해 그 학교의 건물 매각에 팔을 걷어붙였다”며 “매력적인 공공 공간으로 탈바꿈하자 지역 가치까지 덩달아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런던=이유정/도쿄=박진우 기자 yjlee@hankyung.com

해외, 초장기 임대로 땅값 낮춰…韓은 외국자본 아니면 불가능

구글 英사옥도 999년 임대

영국 런던 금융중심지인 카나리워프에는 40뱅크스트리트, 원처칠플레이스 등 999년 임차로 들어선 건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런던 킹스크로스에서 가장 유명한 건물로 꼽히는 구글 유럽 헤드쿼터 역시 이 방식으로 입주했다. 토지와 자산을 세대 간에 물려주는 영국 특유의 귀족 문화에서 기인한 이 제도는 20세기 이후에는 대규모 부동산 개발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장기 임대권은 임차인에게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초기 투자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소유권 유지와 임대수익 창출이라는 점에서 토지 소유주 역시 이 방식을 선호한다. 글로벌 도시개발 사업에서 더 흔한 유형은 99년 장기 임대다. 미국 뉴욕 허드슨야드와 싱가포르 등이 대표적이다. 뉴욕 메트로폴리탄교통국(MTA)은 공중권(건물 옥상 이상의 공간 이용 권리) 개발 방식을 적용해 민간개발사인 아젠트릴레이티드에 해당 철도 부지의 공중권을 99년 장기 임대했다. 싱가포르에선 산업·상업용 토지는 30년, 60년, 99년 등 다양한 기본 임대기간을 선택할 수 있다.

​한국은 외국 자본이 아니라면 국공유지나 시유지에 이 같은 장기 임대 방식이 불가능해 도심 개발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에서 장기 임대 방식으로 개발된 곳은 외국인투자법을 활용한 서울 여의도 IFC와 민간 부지인 여의도 파크원 정도에 불과하다. 두 건물은 모두 국내 대형 도심복합개발의 몇 안 되는 성공 사례로도 꼽힌다. 이수정 마스턴프라퍼티 대표는 “높은 땅값에 눌리다 보면 시행사는 성급해지고 공익보다는 빠른 수익 실현에 매몰된다”며 “공공 입장에서도 도시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장기적으로 수익을 늘려 시민에 돌려주기 위해 장기 임대를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도심 개발을 활성화하기 위해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개정 등 제도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런던=이유정/싱가포르=이인혁 기자 yjlee@hankyung.com

해외, 초장기 임대로 땅값 낮춰…韓은 외국자본 아니면 불가능

민간과 공공의 가교 역할하며

사업 적극 참여…수익 6650억

소극적인 코레일과 다른 행보

영국 런던 킹스크로스 개발이 성공을 거둔 데는 철도 공기업 런던앤드콘티넨털레일웨이(LCR)가 큰 역할을 했다. LCR은 이 개발 사업을 계기로 영국 정부에 막대한 수익을 안겨줬을 뿐만 아니라 기존 철도 인프라 개발과 운영에서 역세권 도심지 재개발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영국 교통부 산하기관인 LCR은 킹스크로스 주변에 교통부가 보유한 토지의 개발권리를 이양받아 이 사업에 참여했다. LCR의 초기 역할은 세인트판크라스역에 프랑스 등 유럽 대륙을 연결하는 철도인프라(HS1)를 건설하는 것이었다. LCR(지분 36.5%)은 HS1 건설에 멈추지 않고 민간 개발회사 아젠트(50%), 땅 일부를 보유한 DHL(13.5%)과 함께 합작법인 킹스크로스센트럴리미티드파트너십(KCCLP)을 세워 킹스크로스 개발과 운영에 주도적으로 나섰다.

영국 런던 시민들이 킹스크로스 구글 사옥 앞 판크라스스퀘어를 오가고 있다. 구글은 기존 사옥의 8배 규모인 신사옥을 지어 입주할 예정이다. /런던=이유정 기자

LCR은 개발 과정에서 가교 역할을 톡톡히 했다. 교통부는 현금보조금 지급과 채권발행 인수 등을 통해 재정적으로 개발사업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했다. LCR은 자체 신용으로 대출을 일으키고, 공공이자 개발자 입장에서 지방정부 등 이해관계자와 접점을 찾았다. 앤드루 카터 센터포시티스 최고책임자는 “LCR은 공공과 민간 사이에서 강력한 협력 관계를 이끌어내 프로젝트 리스크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킹스크로스의 성공은 지분을 보유한 LCR과 영국 정부에도 큰 수익을 안겨줬다. LCR이 보유한 킹스크로스 지분 가치는 2012년 1800만파운드에서 2015년 1억9700만파운드로 3년 새 10배가 뛰었다. LCR이 2016년 호주계 연기금인 오스트리안슈퍼에 지분 36.5%를 매각해 최종적으로 얻은 수익은 3억7100만파운드(약 6650억원)에 달한다. 영국 정부는 개발비용 등을 뺀 LCR의 지분 매각 순수익 중 절반을 돌려받았다.

LCR의 활약은 막대한 역세권 부지를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부채만 쌓여가는 국내 철도 공기업과 크게 다른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 중심부 금싸라기 땅인 용산구에 51만㎡에 달하는 철도정비창 부지를 보유한 코레일이 대표적이다.

장성억 이지스 유럽법인장은 “영국 정부 산하 네트워크레일은 버려져 있던 철도 아래 아치형 공간을 사모펀드에 14억6000만파운드(150년 임대)에 매각했고, 상업용 시설로 활용되며 큰 이익을 벌어들이고 있다”며 “소극적이고 보수적인 한국 공기업들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런던=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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