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누가 밤새 술 마시나요"…
불 꺼지는 '서울의 밤'

불야성은 옛날얘기…불 꺼지는 새벽상권

서울 응암·신림동 먹자골목

새벽 손님 3년 만에 '반토막'

회식 줄고 인건비 상승 겹쳐

사라진 심야식당·밤샘회식

잠들지 않던 '서울의 밤'이 달라졌다

(새벽 1시엔 썰렁)
서울 주요 골목 상권에서 24시간 영업하던 식당들이 경기 불황, 인건비 부담 등으로 새벽 영업을 중단하고 있다. 23일 오후 7시께 시민들로 북적이던 서울 응암동 대림시장 감자국거리가 밤 12시를 넘어서자 식당들이 대부분 영업을 종료해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김범준 기자

오랜 기간 ‘서울의 밤’을 밝혀온 유명 상권에서 새벽 영업 네온사인이 꺼지고 있다. 유명 먹자골목, 대학가 상권, 24시간 편의점은 물론 홍대 앞 클럽도 예외가 아니다. 코로나19 이후 바뀐 직장 내 회식 문화, 급등한 인건비와 원재료 값이 ‘잠들지 않는 도시’ 서울의 밤 문화를 일거에 바꿔놨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식품산업통계정보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내 8대 먹자골목의 새벽 시간(오전 0~6시) 결제 건수가 2020년 대비 최소 11%, 최대 45.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엄격한 방역으로 외부 모임을 제한한 코로나19 발생 첫해보다 새벽 손님이 줄었다. 은평구 응암3동 ‘감자국 거리’(대림골목시장)의 2020년 새벽 시간 월평균 결제 건수는 1만7316건에서 지난해 9375건으로 거의 반 토막 났다. 신림순대타운이 있는 관악구 서원동의 새벽 시간 결제는 같은 기간 6만392건에서 4만4557건으로 26.2% 감소했다.

(저녁 7시엔 북적)
서울 주요 골목 상권에서 24시간 영업하던 식당들이 경기 불황, 인건비 부담 등으로 새벽 영업을 중단하고 있다. 23일 오후 7시께 시민들로 북적이던 서울 응암동 대림시장 감자국거리가 밤 12시를 넘어서자 식당들이 대부분 영업을 종료해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김범준 기자

‘24시간 영업’의 대명사인 편의점은 이미 5곳 중 한 곳이 밤 12시 이후 문을 닫는다. 클럽이 밀집한 홍대, 이태원 등지에서는 주중에 문을 닫고 금·토요일 이틀만 운영하는 곳도 나오고 있다. 밤샘 음주문화가 사라지면서 신촌 등 대학가에서도 밤 12시를 넘겨 새벽까지 영업하는 가게가 사라지고 있다. 인건비 부담과 새벽 손님 급감이 공통된 이유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국내 자영업 형태가 크게 변화했다고 분석한다. 직장인의 이른 귀가, 1인 자영업 등이 일상화하면서 ‘불 꺼지지 않는 도시 서울’의 모습은 옛말이 됐다는 얘기다.

신림순대타운·성내쭈꾸미골목…유동인구 3년새 20% 이상 줄어

팬데믹 겪으며 회식문화 바뀌어…식재료비·인건비 상승도 영향

지난 23일 서울 응암3동 대림시장 앞 감자국 골목. 오후 11시가 되자 붐비던 골목에서 사람들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가게들이 연이어 간판 불을 끄자 금세 골목이 어두워졌다. ‘원조이화감자국’ 임주빈 사장(75)도 문 닫을 채비를 서둘렀다. 40년간 24시간 영업 원칙을 지켜온 이곳도 2년 전 ‘밤샘 영업’을 중단했다. 임 사장은 “10시만 넘어도 일대에 손님이 쫙 빠진다”며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어 적자를 낼 바엔 문을 닫기로 했다”고 토로했다.

“새벽장사 해봐야 인건비만 나간다”

2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대림시장의 지난해 새벽영업(0~6시) 카드 결제 건수는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상당수 가게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새벽영업을 접었다. 임 사장도 직원 2명을 해고하고 지금은 가족 3명과 직원 1명만으로 가게를 꾸려가고 있다.

(사진:서울 주요 먹자골목 새벽시간 결제 얼마나 줄었나)

관악구민들과 서울대 졸업생의 ‘소울푸드’인 순대볶음으로 유명한 서울 신림순대타운에서 현재 밤 12시 넘어 영업하는 곳은 원조 맛집으로 꼽히는 A순대 한 곳뿐이다. 식당 관계자는 “새벽 매출이 10만원도 안 나오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24시간 영업한다는) 상징성 때문에 새벽 5시까지 하고 있지만 힘겹다”고 털어놨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 집합금지명령·영업시간 규제 영향으로 손님과 업주 모두 조기 귀가하는 문화가 생긴 데다 급등한 인건비, 원재료 부담에 새벽영업 식당들이 서울 시내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 시내 대부분 유명 식당도 오후 8시30분이면 ‘주방 마감’을 하고, 9시면 손님의 귀가를 종용하는 모습이 일상이 됐다. 2021년까지 새벽 1시에 문 닫았던 서울 중구의 B돼지식당은 현재 오후 11시면 영업을 마친다. 미쉐린 가이드에 소개될 정도로 유명한 곳이지만, 굳이 영업시간을 늘릴 필요가 없다고 여긴다. 식당 관계자는 “회식 트렌드가 바뀌었고, 손님이 오지 않는데 가게 문을 계속 열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달라진 직장 내 회식문화도 자영업 트렌드가 바뀐 핵심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한국 특유의 1~3차까지 가는 직장 내 문화가 코로나19를 통해 사라진 게 자영업 상권 변화에 결정적이었다”며 “한 번 바뀐 소비자 행동 패턴이 다시 돌아올 가능성도 작다”고 설명했다.

대학가 ‘밤새워 노는 문화’ 사라졌다

밤새워 노는 문화가 사라지는 것은 대학가도 마찬가지다. 연세대, 서강대, 이화여대 등이 있는 서울 신촌에선 이제 24시간 식당을 찾아보기 어렵다. 창천동의 신계치(신라면계란치즈) 라면집은 2년 전부터 밤 10시면 영업을 중단한다. ‘1차 호프→2차 소줏집→3차 노래방’에서 밤을 보낸 학생들이 기숙사 문이 열리거나, 새벽 첫 차가 올 때까지 시간을 보내던 곳이다. 서강대생들이 해장을 위해 들르거나, 밤샘 공부하다 찾던 24시 청석골 뼈해장국집도 오후 10시로 영업시간을 앞당겼다. 한양대 앞 춘양미엔, 경희대 앞 고황24시뼈다귀해장국감자탕 등의 ‘밤 스폿’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대학생들은 코로나19 이후 밤새 술을 마시는 문화는 더 이상 대학가에서 사라졌다고 입을 모은다. 2020년 대학에 입학한 박모씨(23)는 “코로나 학번(2019학년도 입학생)부터는 술을 마신 뒤 2차를 가자고 하면 다들 어색하게 여긴다”며 “차라리 함께 자취방에 모여 OTT로 영화를 보거나, 삼삼오오 모여 술을 마시는 게 요즘 문화”라고 했다. 홍대거리 클럽 E도 1주일에 금·토요일 등 딱 이틀만 운영하고, 주중 5일은 문을 닫는다. 사장 이모씨는 “물가와 인건비가 크게 올라 평일에 운영하면 하루 수백만원씩 적자를 본다”며 “술 마시는 대학생이 사라지다시피 하면서 일대를 찾는 외지인을 상대로 주말 영업하는 방식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서찬석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급속한 경제발전 시기에는 단체 행사에 빠지기 어려워졌지만 조직보다 개인을 중시하는 세대의 등장과 함께 심야 상권도 대변화를 맞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정훈/조철오/송영찬 기자 ajh6321@hankyung.com

24시 편의점도 옛말…
5곳 중 1곳 새벽운영 안해

영업시간 단축하는 유통사

대형마트, 밤 10시로 폐점 앞당겨

편의점 대형마트 등 주요 오프라인 유통채널이 잇달아 영업시간을 단축하고 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 증가가 주요 원인이다. 코로나19 이후 점주와 직원들 사이에서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을 중시하는 문화가 확산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25일 GS리테일에 따르면 지난해 편의점 GS25의 24시간 미운영 점포는 3688개로 전국 가맹점의 21.8%를 차지했다. 이 비중은 매년 늘고 있다. ‘24시간 영업’을 하지 않는 점포 비중은 2019년 15.0%에서 2020년 16.7%, 2021년 19.1%, 2022년 21.0%로 증가했다. 세븐일레븐의 지난해 24시간 미운영 점포 비중은 19.0%로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소폭 늘었다.

심야 영업시간을 줄이는 것은 대형마트도 마찬가지다. 이마트는 작년 4월부터 전국 모든 점포의 폐점 시간을 오후 11시에서 10시로 앞당겼다. 영업시간 단축은 2018년 이후 5년 만이었다. 홈플러스도 같은 달 밤 12시가 아니라 오후 10시에 점포 문을 닫기 시작했다. 유통업계의 영업시간 축소는 인건비가 증가한 데 따른 영향이 가장 크다. 시간당 최저임금은 2013년 4860원에서 지난해 9620원으로 10년 새 두 배나 뛰었다. 심야시간(오후 10시~오전 6시) 근무자에겐 최저임금의 50%를 더 줘야 하는데, 서울에선 그 두 배를 지급해도 일할 사람을 구하기 어렵다는 게 유통사와 점주들의 하소연이다.

코로나19 이후 확산한 워라밸 문화도 한몫했다. 편의점 점주들이 매출을 일부 손해보더라도 심야 시간대 영업을 기피하는 사례가 늘었다. 이 때문에 24시간 영업을 권유하는 편의점 본사와 24시간 영업을 꺼리는 점주 간 갈등을 빚는 사례도 적지 않다. 한 점주는 “24시간 영업을 한다고 본사와 계약하고 심야시간에 점포 문을 닫는 편의점이 종종 있다”며 “본사가 엄격하게 제재할 경우 점주들이 대거 이탈할 가능성이 있어 일부 시간만 닫는 식으로 타협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5년 간 문 닫은 음식점 자영업자 70만명

'자영업 공화국' 한국의 그늘

식당 비중 17년 만에 최저

최근 5년간 70만 명이 넘는 음식점업 자영업자가 폐업 신고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게 문을 닫은 전체 자영업자의 17%를 웃도는 규모다. 최근 5년간 폐업한 자영업 여섯 곳 중 한 곳이 음식점인 셈이다.

25일 국세청 국세통계포털(TASIS)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폐업한 음식점업 개인사업자(자영업자)는 70만7106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폐업한 전체 자영업자 413만114명의 약 17.1%에 달한다. 장사를 접은 음식점업 자영업자는 2017년(16만3057명)부터 2021년(12만3794명)까지 5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다가 2022년 13만1801명으로 증가했다.

전체 자영업자 중 음식점을 운영하는 사람의 비중은 점차 감소하고 있다. 2022년 기준 음식점업 자영업자는 약 78만8000명으로 전체 자영업자(약 842만5000명)의 9.4%로 나타났다. 관련 통계가 있는 2007년(12.6%) 이후 사상 최저치다. 코로나19 이후 사라져가는 회식 문화, 급감한 새벽 손님, 고금리 장기화, 인건비·물가 상승 등 복합적인 요인이 겹쳐 음식점업이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음식점업 취업자 수는 최근 갑작스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수는 227만5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00명 줄었다. 2022년 5월부터 작년 12월까지 20개월 연속 증가했다가 1월(-8000명)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숙박·음식점업 취업자 감소는 숙박보다는 음식업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2022년 기준 국내 소상공인 사업체 중 숙박·음식점업 수(72만8000개)는 도·소매업(135만1000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폐업한 소상공인이 늘어나면서 이들에게 지급되는 공제금 규모는 급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1~2월 노란우산 폐업 사유 공제금 지급액은 311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3.5% 급증했다. 지급 건수는 2만4253건으로 16.4% 늘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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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도면에 이상은 없는지, 시공에 대한 물리적 하자는 없는지
건축의 모든 공정 단계에서 전문가가 결과물의 품질을 검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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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고 위험한 건축에 대한 비용 증감, 공사 기간 연기, 시공사의 부도,
책임회피 등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리스크로부터 책임지고 보호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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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발굴)을 매니저가 대신해서 최적화된 물건발굴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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