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을 호텔로 바꾸면 돈 된다는데…숙박시설 밸류업의 성공 조건은?
홍대 아늑호텔 110억 매각의 셈법…운영수익 늘어도 공사비·출구전략 따져야
천우석의 밸류업 인사이트

올해 서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쓴 돈이 9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소비액을 넘어섰다. 서울시에 따르면 1~9월 외국인 관광객의 카드 소비액은 8조843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7.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1314만명으로 21.5% 늘었다. 관광객 수도 늘었지만 씀씀이는 그보다 훨씬 빠르게 커진 셈이다.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는 명동과 강남을 넘어 홍대와 성수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 다만 소비액의 상당 부분은 쇼핑과 의료·웰니스에 집중돼 있다. 숙박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0.4%다. 관광객이 늘고 돈을 많이 쓴다고 모든 숙박시설의 매출이 함께 증가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이런 분위기라면 오래된 모텔을 새롭게 단장해 외국인 관광객이 찾는 호텔로 바꾸려는 건물주가 늘어나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객실요금을 높이고 새로운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면 건물의 수익성도 개선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눈여겨볼 사례가 있다. 2024년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의 객실 39실짜리 호텔이 110억원에 팔렸다. 매수자는 상장 리츠인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다. 대형 특급호텔도 아닌 중소형 숙박시설을 기관투자자가 매입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이 건물은 더휴식이 개발·운영해 온 아늑호텔 홍대점이다. 2014년 ‘디오레 호텔’로 개관한 관광호텔을 2022년 리뉴얼한 곳이다. 모텔을 관광호텔로 전환한 사례는 아니지만, 운영방식을 바꾸고 수익성을 개선해 기관투자자에게 매각했다는 점에서 살펴볼 만하다. 다만 110억원에 매각됐다는 사실만으로 최초 투자자가 얼마를 벌었는지는 알 수 없다.

(아늑호텔 홍대점 / 사진=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이 호텔은 팬데믹 이전인 2019년까지 월평균 약 1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던 관광호텔이었다. 외국인 관광객을 중심으로 운영했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매출이 급감하면서 2021년 매물로 나왔다.
더휴식은 당시 3개월 이내에 잔금을 지급하는 조건을 제시해 신축용 부지보다 수억원 저렴하게 건물을 매입했다고 설명한다. 팬데믹으로 영업이 악화된 매도인에게 신속한 거래 종결을 제안한 것이다. 홍대라는 입지의 경쟁력은 그대로였지만, 매도인의 자금 사정과 시장 상황을 매입 협상에 활용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최초 매입가격과 실제 리모델링 공사비는 공개자료만으로는 확인할 수 없었다.

2022년 9월 아늑호텔로 재개장한 이후에는 고객을 유치하는 방식부터 바꿨다. 기존 디오레 호텔이 아고다와 부킹닷컴 등 해외 예약 플랫폼에 의존했다면, 더휴식은 야놀자와 여기어때 등 국내 예약채널을 적극 활용했다. 객실 운영시스템과 청소·프런트 관리방식도 정비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대신 내국인 숙박과 대실 수요를 확보한 것이다.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아늑호텔 홍대점의 2022년 10월 매출은 1억6900만원이었다. 같은 해 12월에는 2억원으로 늘었다. 당시 객실 이용률은 161~172%에 달했다.
일반적인 호텔의 객실점유율(OCC)은 100%를 넘을 수 없다. 이 수치에는 대실이 포함돼 있다. 하나의 객실을 하루에 여러 차례 판매한 실적을 반영한 것으로, 숙박 점유율보다는 객실 판매 회전율에 가까운 지표다.
관광호텔로 등록된 건물에서 모텔식 대실 수요까지 활용한 셈이다. 숙박시설의 법적 업종과 실제 영업방식을 구분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돌아오자 판매전략은 다시 달라졌다. 해외 예약채널을 강화하고 객실 판매단가를 높이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더휴식에 따르면 외국인 고객 비중은 2023년 하반기 25%에서 2024년 10월 70% 이상으로 높아졌다.
리츠 투자설명서에서도 판매단가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2023년 4월 매출은 1억8700만원이었는데 이듬해 같은 달에는 2억2500만원으로 약 20% 증가했다. 객실 판매 건수는 1861건에서 1951건으로 약 5%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면 판매 한 건당 평균금액은 약 10만원에서 11만5000원으로 15% 높아졌다.
매출 증가에 판매 건수 확대보다 단가 상승이 더 크게 기여한 셈이다. 다만 판매 건수에는 대실이 포함돼 있어 일반적인 호텔 객실단가(ADR)와 직접 비교하기 어렵다. 관광객 회복과 주변 숙박시장 변화의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
아늑호텔의 운영전략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고객 구성의 변화다. 처음에는 국내 수요로 객실 판매를 늘렸고, 외국인 관광객이 돌아오자 더 높은 객단가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영업을 조정했다. 객실을 고급스럽게 꾸민 효과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매출 증가를 인테리어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다.

운영 개선의 성과는 이후 부동산 거래로 이어졌다.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는 2024년 이 호텔을 110억원에 매입했다. 공시상 매도인은 프로젝트에이치디다. 매입 후에는 더휴식이 호텔 운영을 계속 맡는 책임임대차계약이 체결됐다. 리츠는 건물을 소유하고 운영사는 임대료를 지급하는 구조다.
당시 계약에는 월 최소보장임대료 6000만원이 설정됐다. 호텔 매출에서 카드 수수료와 온라인 여행사(OTA) 수수료, 부가가치세를 차감한 금액의 39%가 최소보장임대료보다 많으면 그 금액을 받도록 했다. 매출연동 비율은 최초 24개월에 39%, 25개월째부터 40%를 적용한다. 최소보장임대료에는 연 1.5% 인상조건도 있다.
계약 초기 최소보장임대료를 연간으로 환산하면 7억2000만원이다. 매입가격 110억원 대비 약 6.5%에 해당한다. 건물주 측 비용을 차감하지 않은 계약상 임대료 기준의 단순 비율이므로 자본환원율(Cap Rate)과 같지는 않다.
이 거래에서 주목할 것은 110억원이라는 숫자 자체보다 기관투자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임대수익 구조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리츠는 호텔을 직접 운영하는 대신 전문 운영사가 지급하는 임대료를 수익의 기반으로 삼았다. 물론 운영사의 경영이 악화되면 최소보장임대료의 지급도 위험해질 수 있다.
그렇다고 이 거래만으로 최초 투자자가 얼마를 벌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최초 매입가격과 리모델링 공사비, 금융비용이 공개자료만으로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110억원에 매각했다는 사실과 투자자가 기대한 수익률을 달성했다는 사실을 동일시할 수는 없다.

모텔의 호텔 전환을 검토하는 투자자가 특히 주의해야 할 부분도 여기에 있다.
숙박시설은 운영이 안정화돼 수익이 발생하더라도 원하는 가격에 매각하지 못할 수 있다. 매입가격과 리모델링 공사비를 포함한 총투자금이 높다면 매수자가 요구하는 수익률을 맞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75억원에 매입한 모텔에 리모델링 공사비 20억원, 취득·금융·기타 비용 5억원을 투입했다고 가정해 보자. 총투자금은 100억원이다.
호텔로 전환한 뒤 매수자에게 귀속되는 연간 부동산 순영업소득(NOI)이 5억원이라면 자본환원율 5%를 적용한 이론적인 자산가치는 100억원이다. 투자원금과 같은 수준이다. 매수자가 5.5%를 요구하면 약 91억원으로 낮아진다.
영업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어도 투자자가 기대했던 매각차익은 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보유기간에 벌어들인 운영수익까지 포함하면 전체 투자성과는 달라지지만, 매각을 통한 원금 회수를 계획했던 투자자라면 사정이 복잡해진다.
공사비가 당초 계획보다 5억원 늘어났다면 어떨까.
총투자금은 105억원으로 증가한다. 그러나 NOI가 그대로라면 자산가치가 자동으로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자본환원율 5.5%를 가정할 때 추가 공사비 5억원 자체를 자산가치로 회수하려면 연간 NOI가 최소 2750만원 더 발생해야 한다. 이마저도 추가 공사비를 수익환원 가치로 보전하기 위한 단순 계산이다. 금융비용과 영업중단 손실, 목표 투자수익까지 고려하면 필요한 수익은 더 커진다.
공사를 잘했다는 평가와 그 공사에 들어간 돈을 매각가격으로 회수할 수 있다는 판단은 별개다. 시설을 고급화해 객실요금을 높였더라도 추가 투입한 자본에 걸맞은 수익이 발생하지 않으면 투자성과는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
노후 건물의 리모델링에서는 공사비가 예상보다 늘어나는 경우도 있다. 철거 과정에서 구조보강이나 설비 교체가 추가로 필요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매입 당시 예상하지 못한 비용이 발생하면 객실 매출과 운영수익이 계획대로 나오더라도 투자수익률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공동투자에서는 매각가격 못지않게 매각 시점도 중요하다.
숙박시설을 매입하기 위해 별도 법인을 설립하고 여러 투자자가 자금을 출자하는 사업도 있다. 더휴식 역시 2022년 당시 모텔 공동투자 펀딩을 통해 누적 약 350억원을 유치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러한 사업은 운영수익 배분과 일정 기간 이후 매각을 통한 투자금 회수를 함께 목표로 할 수 있다.
문제는 예상한 시기에 매각이 이뤄지지 않을 때다. 운영수익으로 배당을 받더라도 투자원금은 건물에 묶여 있을 수 있다. 개인 투자자가 자신의 지분만 따로 처분하려 해도 주주간계약이나 지분양도 제한, 매수자 확보 문제로 쉽지 않을 수 있다.
애초에 장기 보유하면서 안정적인 배당을 얻으려는 투자자라면 사정이 다르다. 그러나 3년 뒤 매각차익까지 기대하고 투자했다면 회수기간이 5년, 7년으로 길어지는 것은 중요한 위험이다. 당초 예상한 배당이 지급되더라도 실제 투자기간을 반영한 내부수익률(IRR)은 달라진다.
모텔을 호텔로 전환할 때는 객실 수도 사업성을 좌우한다.
객실 수를 줄여 상품가치를 높이는 전략은 실제 호텔 리뉴얼에서도 나타난다. 올해 리뉴얼한 더그랜드롯데 서울은 메인타워 객실을 기존 737실에서 590실로 약 20% 줄였다. 대신 객실 면적을 넓히고 가족형 객실과 웰니스 시설을 강화했다. 객실점유율이 동일하다는 가정에서 기존 객실매출을 유지하려면 평균 객실단가가 약 25% 높아져야 한다. 고급화로 얻을 수 있는 추가 수익이 줄어드는 객실 매출을 보전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가령 객실 30실을 유지하면서 평균 숙박요금 11만원, 연평균 숙박 점유율 70%를 달성한다고 가정해 보자. 연간 객실 숙박매출은 약 8억4300만원이다. 그런데 객실을 넓히고 공용공간을 확보하면서 객실 수가 25실로 줄면 같은 조건에서도 매출은 약 7억원으로 감소한다. 객실 5개가 줄어들면서 연간 약 1억4000만원의 숙박매출 기회가 사라지는 셈이다.
25실에서 같은 매출을 확보하려면 객실요금 11만원을 유지하면서 연평균 점유율을 84%까지 높여야 한다. 대실·부대매출과 운영비를 제외한 가상 계산이지만 설계 단계에서부터 사업성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관광호텔업으로 정식 등록하려면 객실 수 30실 이상을 비롯한 법정 요건도 충족해야 한다. 따라서 기존 모텔의 객실 수와 시설을 어떻게 바꾸느냐에 따라 인허가 가능성까지 다시 검토해야 한다.
모든 모텔이 관광호텔로 전환할 필요는 없다. 기존 일반숙박업을 유지하면서 객실을 개선하고 국내외 예약채널을 다변화하는 편이 투자비 대비 수익성이 높을 수도 있다. 실제로 아늑호텔 홍대점은 관광호텔로 운영하면서도 내국인 대실과 숙박 수요를 함께 활용했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가 중소형 숙박시설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분명하다. 아늑호텔 홍대점은 입지와 고객 구성, 운영전략을 바꾸고 장기 임대차계약을 통해 기관투자자 매각까지 연결한 사례다. 그러나 같은 방식으로 리모델링했다고 모든 건물이 같은 가격에 팔리는 것은 아니다.
호텔 전환을 검토한다면 객실을 채울 손님이 누구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그 수익을 바탕으로 얼마에 매각할 수 있을지도 따져봐야 한다. 운영수익을 늘리는 데 성공하더라도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가격에 팔리지 않는다면 당초 계획했던 밸류업은 완성되지 않은 셈이다.
<관련기사 및 자료>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 2024.07.18 | 신규 편입자산(아늑호텔 서울홍대점) 투자 설명자료
https://koramcolifeinfra.com/ir/ir-materials.php?boardid=ir&category&idx=101&mode=view&offset=10&sk&sw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 2025.07.24 | FY2024 Annual Report
https://koramcolifeinfra.com/ir/annual-report.php?boardid=annual&mode=view&idx=3&sk=&sw=&offset=&category=
더휴식 | 2025.04.30 | 아늑호텔 홍대점으로 보는 중소형호텔 운영사례
https://www.thehyoosik.com/magazine/%EC%95%84%EB%8A%91%ED%98%B8%ED%85%94-%ED%99%8D%EB%8C%80%EC%A0%90%EC%9C%BC%EB%A1%9C-%EB%B3%B4%EB%8A%94-%EC%A4%91%EC%86%8C%ED%98%95%ED%98%B8%ED%85%94-%EC%9A%B4%EC%98%81%EC%82%AC%EB%A1%80-13
연합뉴스 | 2026.11.03 | 서울 방문 외국인, 9개월간 8.8조 소비…작년 연간실적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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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 2026.10.22 | 신용현 기자 | 방한 외국인 1711만명…10월 중 역대 연간 기록 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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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 2026.10.27 | 신용현 기자 | 외국인 관광객 1700만명 왔는데…모텔 10곳 중 3곳은 ‘손님 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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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정보신문 | 2022.10.21 | 프롭테크 기업 ‘더휴식’, 누적 펀딩 금액 350억 달성
https://travelinfo.co.kr/cmm/index_rank.html?BD_CD=NEWS&MODE=view&MSEQ=49165&b_uid=3&m_uid=7&page=1
한국경제 | 2026.07.08 | 맹진규 기자 | “빈 방 없어요”…외국인 넘쳐나자 서울 호텔 몸값 치솟는다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7083708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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