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실 하나가 얼마를 버나…호텔 투자자는 평당가보다 이것을 본다
객실당 6억원 호텔과 4억원 호텔, 어느 쪽이 비쌀까?
천우석의 밸류업 인사이트

호텔 매각 기사를 보다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숫자가 있습니다. 전체 매매가격과 ‘객실당 얼마’라는 숫자입니다.
지난 2분기 거래된 보코 서울 명동의 매매가격은 약 3686억원이었습니다. 객실은 576실입니다. 객실 하나당 약 6억4000만원입니다.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서울 구로는 859억원에 거래됐습니다. 인수사인 마스턴투자운용이 밝힌 객실 수는 201실입니다. 객실당 약 4억2700만원입니다.
한국경제는 지난 8월 두 거래를 포함한 서울 호텔 투자시장을 전하면서 올해 상반기 거래액이 약 1조10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71% 늘었다고 보도했습니다.
보코 서울 명동은 왜 객실 하나에 6억원이 넘는 가격을 받을 수 있었을까요? 객실당 4억원대에 거래된 호텔은 그보다 싼 걸까요?
명동과 구로는 호텔을 찾는 고객부터 다릅니다. 명동은 외국인 관광객 수요가 강한 곳입니다. 구로는 G밸리의 기업 출장과 회의·교육 수요를 배후에 두고 있습니다. 객실당 가격을 비교할 때 이런 차이도 고려해야 합니다.

저는 호텔 거래를 볼 때 이 숫자 뒤가 더 궁금합니다.
그 객실은 하루에 얼마를 벌고 있을까?
호텔 거래에서도 객실당 가격, 이른바 Price Per Key를 많이 사용합니다. 전체 자산의 가격을 객실 수로 나눈 숫자라서 아파트의 가구당 가격이나 상업용 건물의 3.3㎡당 가격처럼 서로 다른 호텔을 빠르게 비교하는 데 편리합니다.
호텔의 수익은 매일 달라집니다.
100실짜리 호텔을 하나 생각해보겠습니다. 평균객실단가(ADR)가 25만원이고 객실점유율(OCC)이 80%라면 하루 객실매출은 2000만원입니다.
옆 호텔은 객실료를 평균 30만원 받습니다. 그런데 점유율이 60%라면 하루 매출은 1800만원입니다.
방값만 보면 두 번째 호텔이 더 비싸지만 실제 객실매출은 첫 번째 호텔이 조금 더 많습니다. 객실료와 점유율을 곱하면 판매 가능한 객실 한 실당 매출인 RevPAR(Revenue Per Available Room)이 나옵니다. 첫 번째 호텔은 20만원, 두 번째 호텔은 18만원입니다.
최근 서울에서는 이 숫자가 많이 올랐습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의 ‘2026 서울 호텔 마켓 리포트’를 인용한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2025년 서울 호텔 객실점유율은 79.2%, RevPAR은 약 20만7300원으로 추산됐습니다. RevPAR은 2019년보다 약 67% 높았습니다.
객실점유율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섰지만 매출 증가에 더 크게 기여한 것은 객실료 상승입니다.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난 반면 신규 호텔 공급은 제한적이었습니다. 객실을 더 높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는 시장이 만들어진 겁니다.
하지만 RevPAR 20만원이 고스란히 주인에게 남는 것은 아닙니다.
객실을 하나 팔 때마다 청소해야 하고 린넨을 갈아야 합니다. 프런트와 하우스키핑 인력이 필요합니다. 전기·가스·수도요금도 계속 나갑니다.
아고다나 부킹닷컴, 트립닷컴 같은 온라인 여행사(OTA)를 통해 객실을 팔았다면 수수료도 내야 합니다. 글로벌 브랜드를 쓰거나 전문 운영사를 두면 브랜드·운영 관련 비용도 발생합니다.
매출이 같아도 남는 돈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호텔 운영에서는 총영업이익(GOP)을 통해 영업성과를 살펴봅니다. 부동산 투자자는 여기에 운영수수료와 재산세·보험료 등 소유비용을 반영한 순영업소득(NOI, Net Operating Income)을 확인합니다. 침대와 가구, 각종 설비를 교체하기 위한 적립금도 고려해야 합니다. NOI 산정 방식에 따라 적립금 반영 여부가 다를 수 있고, 차입금 이자와 원금상환까지 감안하면 투자자에게 실제로 돌아오는 현금은 다시 달라집니다.
결국 이 건물이 1년에 얼마를 남기고, 그 수익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는지를 따져야 합니다.
한국경제는 지난 1월 JB자산운용이 부산 베스트웨스턴 해운대 호텔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당시 희망가격은 286억원이었습니다. 객실이 134실이니 객실당 가격은 약 2억1000만원이 되겠습니다. 서울 호텔들과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가격입니다.
기사에서 눈여겨볼 숫자가 하나 더 있습니다. 2024년 현금흐름 자료를 기준으로 이 호텔의 NOI가 약 15억원으로 알려졌다는 대목입니다.
매각 희망가격 286억원에 2024년 NOI 15억원을 적용하면 단순 자본환원율(Cap Rate)은 약 5.2%입니다. 실제 거래가 이뤄진 가격이나 확정 수익률은 아닙니다. 서로 다른 시점의 희망가격과 과거 실적을 이용한 계산입니다.
투자자라면 이 수익이 앞으로도 유지될지 살펴볼 겁니다. 객실료를 더 받을 여력이 있는지, 비수기 점유율을 높일 방법은 없는지, OTA 수수료나 인건비를 줄일 수 있는지도 검토하겠지요.

운영이 달라지면 부동산 가치도 움직일 수 있습니다.
가령 연간 NOI가 1억원 늘어나고 그 수익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시장에서 적용하는 자본환원율이 5%라면 단순 계산으로는 자산가치가 20억원 높아질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 거래가격이 정확히 20억원 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금리와 입지, 건물 상태, 투자수요에 따라 적용되는 자본환원율도 달라집니다. NOI 증가분이 일시적인지 지속 가능한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1억원의 수익을 더 만들기 위해 얼마를 투자했는지도 중요합니다.
매입한 호텔의 객실이 낡았다면 리모델링 비용이 따라옵니다. 욕실과 냉난방설비를 바꿔야 할 수도 있고, 글로벌 브랜드를 새로 도입하려면 브랜드가 요구하는 수준에 맞춰 객실과 로비, 공용부를 다시 만들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수십억원은 금방 들어갈 겁니다.
영업을 멈춘 동안 사라지는 현금흐름이 있고, 재개장 이후에도 객실이 정상적으로 차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니 공사비만 계산해서는 안 됩니다. 기간의 손실과 금융비용까지 넣어야 실제 투자수지가 나옵니다.
침대와 가구, TV, 카펫 같은 집기·비품(FF&E)도 언젠가는 교체해야 합니다. 당장 NOI가 잘 나오는 호텔이라도 대규모 객실 리뉴얼을 앞두고 있다면 현재 수익만 보고 가격을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지금은 시설이 낡아 객실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더라도 입지가 좋고 수요가 충분하다면 리모델링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와 운영사를 바꾸거나 고객군을 다시 설정해 객실료와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방법도 있습니다.
하지만 객실료를 높이더라도 공사비와 영업중단 손실을 회수하는 데 지나치게 오래 걸린다면 좋은 투자가 아닐 수 있습니다. 용도변경을 통해 호텔을 새로 만드는 사업도 같은 계산이 필요합니다. 새 용도에서 얻을 수익이 기존 임대수익과 전환비용을 충분히 보상할 수 있어야 합니다.
호텔을 ‘Operational Real Estate’, 운영형 부동산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오피스는 임대차계약서가 일정 기간 현금흐름을 어느 정도 정해줍니다. 호텔은 운영사가 건물을 장기 임차하는 경우도 있지만, 객실 영업 자체는 매일 고객을 유치해야 매출이 발생하는 사업입니다.
오늘 밤 빈 객실은 내일 다시 팔 수 없습니다.
하루에 객실을 얼마에 팔고 있는지, 주중과 주말에도 방이 제대로 차는지부터 봅니다. 그 매출에서 사람 쓰고 객실 치우고 수수료를 내고 나면 실제로 얼마가 남는지도 봐야 합니다. 몇 년 뒤 객실과 설비를 다시 손볼 돈까지 생각하면 처음 보였던 매입가격의 의미가 달라집니다.
그러고 나면 객실당 4억원짜리 호텔과 6억원짜리 호텔 가운데 어느 쪽이 비싼지 쉽게 말하기 어려워집니다.
매입한 뒤에도 호텔은 매일 객실을 팔아야 합니다. 그 성적이 쌓여 몇 년 뒤 매각가격을 좌우합니다.
[관련 기사·자료]
한경닷컴 / 2026년 8월 6일 / 이송렬 기자, 「”외국계 자본, 서울 호텔로 몰렸다”…상반기 거래액 71% 증가」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80676666
한국경제신문 / 2026년 6월 11일, 「마스턴운용, 구로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859억에 인수」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6119874r
한국경제신문 / 2026년 1월 2일 / 민경진 기자, 「JB자산운용, 해운대 3성급 호텔 286억 매각 추진…객실당 2억대」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1028264r
한경닷컴 / 2026년 8월 12일 / 이송렬 기자, 「하룻밤 자려다 ‘화들짝’…서울 호텔 방 가격 확 비싸진 까닭」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81257486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 / 2026년 7월 7일 / Suki Kim, 「2026 Seoul Hospitality Market Report」 https://www.cushmanwakefield.com/en/south-korea/insights/seoul-hospitality-market-report
※ 본 칼럼은 작성자의 의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