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감소 시대, 유학생이 빈자리를 채우면 대학가 건물 가치는 지켜질까?

전체 학생 수는 다시 늘었지만…대학가마다 다른 ‘실제 수요’를 봐야 한다

천우석의 밸류업 인사이트

대학생 감소 시대, 유학생이 빈자리를 채우면 대학가 건물 가치는 지켜질까?

앞선 칼럼(“유학생 30만 시대, 대학가 건물의 가치는 어떻게 달라질까?”)에서는 국내 외국인 유학생이 30만 명을 넘어선 뒤 대학가의 주거와 소비, 상권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살펴봤습니다.

유학생을 단순한 원룸 임차인으로 볼 것이 아니라 어디에 살고 얼마나 오래 머무는지, 무엇을 소비하고 어느 상권을 이용하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질문이 남습니다.

외국인 학생이 30만 명을 넘어섰다면 대학가의 전체 수요도 그만큼 늘어난 것일까요?

숫자를 조금 길게 놓고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전국 고등교육기관 재적학생은 2019년 332만6733명이었습니다. 이후 감소세가 이어져 2025년에는 301만6724명까지 줄었습니다. 6년 사이 약 31만 명이 감소했습니다.

그러다 올해 흐름이 달라졌습니다.

2026년 재적학생은 307만2261명으로 전년보다 5만5537명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외국 학생은 25만3434명에서 30만7464명으로 5만4030명 증가했습니다.

두 증가 폭이 거의 비슷합니다. 그렇다고 올해 전체 학생 증가를 외국 학생 증가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대학원과 성인학습자 등 다른 요인도 함께 봐야 합니다.

대학생 감소 시대, 유학생이 빈자리를 채우면 대학가 건물 가치는 지켜질까?

다만 오랫동안 줄어들던 대학의 학생 구성이 외국인 유학생 증가와 맞물려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부동산을 보는 입장에서는 이 변화가 중요합니다.

유학생 30만 명은 모두 새로운 수요일까?

대학가 건물을 볼 때 외국인 유학생 증가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착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어떤 대학은 내국인 학생 수가 안정적인 상황에서 외국인 학생까지 늘어 전체 학생 수가 증가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내국인 학생 감소를 외국인 학생 증가가 메우는 대학도 있습니다. 유학생을 유치하고 있는데도 전체 학생 수가 계속 줄어드는 곳도 있을 겁니다.

모두 ‘유학생 증가 대학’이지만 주변 부동산의 상황은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이를 편의상 세 가지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기존 학생수요가 유지되면서 외국인 학생이 더해지는 곳은 순증형, 기존 학생 감소분을 외국인 학생이 상당 부분 메우는 곳은 대체형, 유학생 증가에도 전체 학생수요가 계속 줄어드는 곳은 감소형입니다.

공식적인 시장 분류는 아닙니다. 대학가 부동산을 볼 때 외국인 학생 숫자 하나만으로 수요를 판단하지 말자는 의미에 가깝습니다.

어떤 유형에 속하느냐에 따라 원룸의 공실 전망도, 상가의 매출 기반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부산 유학생 2만4000명, 대학상권도 함께 살아날까?

부산에서 최근 흥미로운 숫자가 나왔습니다.

한국경제에 따르면 부산 지역 외국인 유학생은 올해 2만4328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전년보다 약 6000명, 30%가량 증가한 규모입니다. 부산시는 유학생의 유치부터 취업·정착까지 지원을 확대하며 3만 명 유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과 비교하면 변화가 더 선명합니다.

2020년 부산에는 21개 대학에 약 22만 명의 학생이 있었고 외국인 학생은 1만811명이었습니다. 올해 외국인 유학생은 당시보다 두 배 이상 많습니다.

그렇다면 부산 대학가의 상권도 같은 속도로 좋아졌을까요?

그렇게 단순하게 볼 수는 없습니다.

대표적인 대학상권인 부산대 앞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2024년 1분기 25.6%까지 올라갔고 같은 해 4분기에도 23.4%를 기록했습니다. 이후 상권 활성화 사업이 추진되고 있어 당시 수치를 현재 상황과 그대로 연결할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이 사례가 던지는 질문은 유효합니다.

부산 전체의 외국인 유학생이 크게 늘었다는 사실과 부산대 앞 개별 상가의 임대수익은 같은 숫자가 아닙니다.

어느 대학에 유학생이 늘었는지, 이들이 학교 안팎 어디에 거주하는지, 생활비는 어느 상권에서 지출하는지를 다시 봐야 합니다.

광역시 단위의 인구통계가 개별 건물의 현금흐름으로 내려오기까지는 여러 단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학생 한 명이 빠지고 한 명이 들어오면 같은 시장일까?

학생 수가 같다고 부동산 수요까지 같은 것도 아닙니다.

부모 집에서 통학하던 내국인 학생 한 명이 줄고 국내에 연고가 없는 외국인 학생 한 명이 들어왔다면 전체 학생 수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하지만 학교 주변에는 새로운 주거수요가 생길 수 있습니다.

반대로 외국인 학생이 크게 늘어도 학교가 기숙사를 함께 확충한다면 주변 원룸시장에 전달되는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상가도 마찬가지입니다.

학생 구성이 달라지면 소비하는 음식과 서비스, 생활시간대와 가격 민감도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기존에 잘되던 음식점이나 주점의 매출이 줄어드는 대신 다른 F&B나 생활서비스 업종이 새롭게 자리 잡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학생 숫자만 세기보다 누가 빠지고, 누가 들어오며, 새로 들어온 학생이 어떤 공간을 이용하는지를 봐야 합니다.

대학생 감소 시대, 유학생이 빈자리를 채우면 대학가 건물 가치는 지켜질까?

가치를 올려주는 수요와 지켜주는 수요

이 차이는 결국 건물의 순영업소득(NOI)과 연결됩니다.

대학가 건물의 공실이 줄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주변 학생 수가 실제로 늘면서 원룸 임대료가 오르고 신규 임차인이 계속 유입된 결과라면 앞으로 NOI가 성장할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기존 학생 감소로 늘어날 뻔한 공실을 외국인 학생이 메워 현재 임대수익을 유지하고 있다면 의미가 다릅니다.

하나는 성장형 NOI, 다른 하나는 방어형 NOI에 가깝습니다.

방어형이라고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아무런 새로운 수요가 없었다면 연간 NOI가 1억원에서 8000만원으로 떨어질 건물의 수익이 새로운 학생수요 덕분에 1억원을 유지했다면 상당한 방어가치를 만든 것입니다.

다만 이를 앞으로 계속 임대료가 오를 성장 신호로 받아들이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같은 1억원의 NOI라도 앞으로 임대료와 가동률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은 현금흐름과 감소하는 시장수요를 상쇄하며 유지되는 현금흐름을 투자자가 똑같이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가치를 올려주는 수요와 가치를 지켜주는 수요는 구분해서 봐야 합니다.

내 건물이 있는 대학가를 따로 봐야 한다

그렇다면 실제 대학가 건물을 볼 때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요.

우선 해당 대학의 최근 몇 년간 전체 학생 수와 외국인 학생 수를 함께 볼 필요가 있습니다. 외국인 학생이 늘었다는 사실만 확인할 게 아니라 전체 학생 규모가 늘었는지, 유지됐는지, 줄고 있는지를 먼저 보는 겁니다.

기숙사도 중요합니다.

학생 수가 늘어도 기숙사가 함께 늘면 주변 임대주택으로 나오는 수요는 생각보다 적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학생 수가 크게 늘지 않아도 기숙사 부족이 심해지면 학교 밖 원룸이나 오피스텔의 가동률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학생 구성도 봐야 합니다.

학위과정 학생과 어학연수생, 교환학생은 체류기간과 주거 선택이 다릅니다. 통학 가능한 내국인 학생과 국내에 별다른 연고가 없는 외국인 학생 역시 주변 임대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같지 않습니다.

상가라면 생활 동선까지 내려가야 합니다.

학생들이 어느 출입구를 이용하는지, 식사는 캠퍼스 안에서 해결하는지 밖으로 나오는지, 인근에 대형 쇼핑몰이나 다른 상권이 있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대학 이름 하나만으로 주변 모든 건물의 수요를 설명하기 어려워진 것입니다.

대학생 감소 시대, 유학생이 빈자리를 채우면 대학가 건물 가치는 지켜질까?

대학가라는 입지만으로 가격을 설명하기 어려워진다

학령인구 감소와 유학생 증가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과거 대학가 부동산에서 통했던 공식도 달라질 가능성이 큽니다.

학생 충원이 안정적인 대학에 외국인 학생까지 추가로 들어오는 지역과, 줄어든 학생을 유학생으로 겨우 메우는 지역의 임대수익 전망이 같을 수 없습니다.

같은 대학 주변에서도 차이가 벌어질 수 있습니다.

기숙사가 어느 방향으로 증축되는지, 외국인 학생이 어느 출입구와 상권을 이용하는지, 학과 이전이나 캠퍼스 재편이 있는지에 따라 정문과 후문, 역세권과 골목의 상황은 달라집니다.

건물의 최유효이용(HBU) 역시 이런 변화에 맞춰 다시 살펴봐야 합니다.

학생수요가 실제로 늘어나는 지역이라면 주거공간을 확대하는 전략이 맞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전체 수요는 정체돼 있는데 학생 구성만 달라지고 있다면 객실을 늘리는 것보다 기존 원룸의 상품성을 개선하거나 1층 상가의 업종 구성을 바꾸는 편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외국인 유학생 30만 명은 분명 대학가 부동산 시장에 큰 변화입니다.

하지만 모든 대학가에 똑같은 호재가 되는 숫자는 아닙니다.

건물주나 투자자가 확인해야 할 것은 오히려 더 단순합니다.

내 건물이 있는 대학가에서 빠져나가는 수요보다 새로 들어오는 수요가 많은가. 그리고 새로 들어온 사람들이 실제로 내 건물의 임대료와 주변 상권의 매출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

대학생 감소 시대의 대학가 부동산은 이 질문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실제 여러 대학가를 이 기준으로 비교해보면 결과는 더 복잡합니다. 학생 자체가 늘어나는 곳도 있고, 외국인 유학생이 기존 학생 감소분을 메우는 곳도 있습니다. 반대로 유학생이 늘어도 전체 수요 감소를 막지 못하는 지역도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런 차이를 실제 대학가에 적용해보고, 각각의 수요 구조가 주변 원룸과 상가, 건물의 임대수익과 가치에 어떻게 나타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관련 기사·자료]

「2026년 교육기본통계 조사 결과 발표」 교육부·한국교육개발원(KEDI) 2026.08.26 교육부·한국교육개발원

https://www.kedi.re.kr/khome/main/announce/selectBroadAnnounceForm.do?article_sq_no=36467&board_sq_no=3&selectTp=0

「2025년 교육기본통계 조사 결과 발표」 교육부·한국교육개발원(KEDI) 2025.08.28 교육부·한국교육개발원

https://www.kedi.re.kr/khome/main/announce/selectBroadAnnounceForm.do?article_sq_no=36108&board_sq_no=3&selectTp=0

「2019년 교육기본통계 결과 발표」 교육부·한국교육개발원 2019.08.29 교육부·한국교육개발원

https://www.moe.go.kr/boardCnts/view.do?boardID=294&boardSeq=78378&lev=0

「부산 외국인 유학생 급증…2만4000명 넘어 ‘역대 최다’」 한국경제 2026.09.22 민건태 기자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92216721

「4곳 중 1곳 공실…쇠퇴한 부산대 앞 상권 살리기 나선 지자체」 한국경제 2024.07.22 연합뉴스 전재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407229631Y

「2024년 4분기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 결과 발표」 한국부동산원 2025.01.31 한국부동산원

https://www.reb.or.kr/reb/na/ntt/selectNttInfo.do?mi=9565&nttSn=102317


천우석 한경닷컴 부장(CC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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