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사례] 계약 끝난 세입자 보증금도 새 건물주가 돌려줘야 할 수 있습니다
상가·꼬마빌딩 매수 전 ‘종료된 임대차’까지 확인해야 하는 이유
배준형의 밸류업 클래스
![[실사례] 계약 끝난 세입자 보증금도 새 건물주가 돌려줘야 할 수 있습니다](https://landvalueup.hankyung.com/wp-content/uploads/2026/09/sangga-bojeunggeum-seunggye-hero.jpg)
안녕하세요, 여러분의 부동산 주치의 배준형 수석전문위원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실제 대법원 판결 사례를 통해, 상가 건물(꼬마빌딩)을 매수할 때 가장 흔히 하는 실수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상가 건물(꼬마빌딩)을 매수할 때 대부분은 “현재 세 들어 있는 임차인 명단”만 확인하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데, 2026년 4월 대법원에서 나온 판결 하나가 주목할 만한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대항력을 갖춘 임차인의 계약기간이 이미 끝났더라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에서 건물 소유권이 넘어가면, 새 소유자가 임대인의 지위와 보증금 반환채무를 승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법 조문부터 이해해야 한다
이 판례를 이해하려면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두 조문을 봐야 합니다.
제3조는 상가건물을 인도받고 사업자등록을 신청해 대항력을 갖춘 임차인이 있는 상태에서 건물 주인이 바뀌면, 새 소유자가 종전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도록 규정합니다.
제9조 제2항은 계약기간이 끝나 형식적으로 임대차가 종료됐더라도, 임차인이 보증금을 온전히 돌려받기 전까지는 임대차관계가 계속 존속하는 것으로 봅니다.
이 두 조문을 겹쳐 놓으면, 대항력 있는 임차인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임대차관계가 법적으로 존속하는 상태에서 건물 소유권이 이전됐다면 새 소유자가 종료된 상태의 임대인 지위까지 승계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계약기간이 끝났는지가 아닙니다.
임차인이 대항력을 갖추고 있었는지, 그 대항력이 유지된 상태에서 소유권이 이전됐는지, 보증금이 반환됐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따라서 “계약이 끝난 세입자니까 이제 아무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고 건물을 매수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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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조합이 떠안게 된 보증금
실제 사건인 대법원 2026. 4. 9. 선고 2023다307116 판결을 보면 왜 매수인이 조심해야 하는지 체감할 수 있습니다.
정비구역 내 상가 임차인의 계약은 2021년 12월 31일 기간 만료로 끝났습니다.
그 후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2022년 1월 19일 해당 점포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습니다.
당시 임차인은 아직 점포를 점유하고 있었고, 조합이 진행한 인도집행은 그보다 뒤인 2022년 4월 6일 완료됐습니다.
이 사건에서 중요한 지점이 있습니다.
임대차기간이 끝났다는 사실과 보증금 반환채권이 사라지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임차인은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한 상태에서 조합을 상대로 보증금 반환 등을 청구했습니다.
1심과 2심은 보증금 반환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대법원은 이 부분을 뒤집었습니다.
대법원은 대항력 있는 상가임대차가 기간 만료나 합의로 종료됐더라도 보증금을 반환받을 때까지 임대차관계가 존속하는 것으로 의제되고, 그 상태에서 건물이 양도되면 양수인이 임대인 지위를 당연히 승계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더 나아가 새 소유자는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를 면책적으로 인수하고, 종전 소유자는 임대차관계에서 탈퇴해 임차인에 대한 보증금 반환채무를 면하게 된다고 명확히 밝혔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이 사건 임차인이 실제로 상가임대차법 제3조에서 정한 대항력을 갖추고 있었는지를 원심이 심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계약이 끝났고 보증금만 못 받으면 모든 임차인의 반환채무가 무조건 새 주인에게 넘어간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대항력 있는 임차인인지 여부가 먼저 확인돼야 합니다.
권리금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만 권리금 회수 방해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는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이는 “이미 종료된 계약이니 새 주인에게 책임이 없다”는 이유 때문은 아니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이 임대인 지위를 승계하지 않았다고 본 부분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하면서도, 이 사건의 다른 사정을 고려하면 권리금 회수를 방해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재건축사업에 관해 이미 관리처분계획이 인가·고시됐고 예정된 이주기간도 지난 상태였으며, 임대차계약에도 이주기간에 점포를 인도한다는 취지의 특약이 있었던 점 등이 고려됐습니다.
따라서 계약종료 후 소유권이 이전됐다는 사실만으로 새 소유자의 권리금 관련 책임이 무조건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보증금 반환채무를 승계했다는 이유만으로 권리금 손해배상책임까지 당연히 발생하는 것도 아닙니다.
각각의 요건을 따로 살펴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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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급심조차 놓친 함정
이 사건이 특히 눈길을 끄는 이유는 1심과 2심 모두 보증금 반환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원심은 임대차계약이 2021년 12월 31일 기간 만료로 종료됐고, 조합이 소유권을 취득한 것은 그 이후인 2022년 1월 19일이라는 점을 근거로 조합이 임대인 지위를 승계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이 임차인이 대항력 있는 임차인인지를 따져보지 않은 채 단순히 임대차기간이 끝났다는 이유만으로 임대인 지위의 승계를 부정한 것은 잘못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계약기간 종료 여부만 볼 것이 아니라 보증금 반환 여부와 임차인의 대항력을 함께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매수인 입장에서는 직관적으로 쉽게 놓칠 수 있는 리스크입니다.
“확인서 받았으니 안전하다”는 착각
상가 매매 실무에서는 매도인이 ‘현재 임대차 현황 확인서’를 작성해 넘기고, 계약서에 “확인서 내용이 사실과 다르면 매도인이 책임진다”는 문구를 넣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확인서가 현재 영업하고 있는 임차인만을 중심으로 작성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계약기간은 이미 끝났지만 아직 보증금 반환관계가 정리되지 않은 임차인이 있다면, 매수인이 이를 놓칠 수 있습니다.
서류상 현재 임차인이 몇 명인지 확인하는 것에서 끝내지 말고, 과거 임대차 중 보증금 반환이나 명도, 정산이 완료되지 않은 건이 있는지도 함께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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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서에 넣어야 할 방어 장치
첫째, 확인서 대상을 현재 임차인뿐 아니라 계약이 종료된 임차인까지 확장해 보증금 미정산 내역을 매도인이 고지하도록 명시합니다.
둘째, 나중에 매도인이 고지하지 않은 미정산 임대차보증금 채무가 발견되고 그로 인해 매수인이 책임을 부담한 경우에는 매도인이 해당 금액과 관련 비용을 배상하도록 정합니다. 매도인이 여러 명이라면 책임방식을 계약서에서 명확히 정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셋째, 현재 임차인뿐 아니라 종료된 임대차의 명도 및 보증금 정산 완료 여부를 잔금 전에 확인합니다.
특히 단순히 “퇴거했다”고 말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열쇠 인도, 점포 인도, 보증금 반환, 미납 임대료·관리비 정산 등 임대차 종료에 따른 관계가 실제로 마무리됐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넷째, 잔금 지급 직전에 임대차 현황에 변동이 없는지 다시 확인할 수 있도록 매도인의 자료제출 및 확인 협조의무를 특약에 넣어두는 것이 좋습니다.
필요하다면 임대차계약서, 사업자등록 및 확정일자 관련 확인 가능한 자료, 보증금 반환 영수증이나 계좌이체 내역, 명도확인서 등을 매도인에게 요구해 확인하는 방식입니다.
이런 특약이 있다고 해서 대항력 있는 임차인에 대한 매수인의 법정 책임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이 판시한 것처럼 요건이 갖춰지면 새 소유자가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를 면책적으로 인수합니다.
다만 매도인이 미정산 보증금이 없다고 보증했는데 사실과 달라 매수인이 보증금을 반환하게 됐다면, 매매계약상 특약을 근거로 매도인에게 그 부담을 다시 청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따라서 매매계약서에는 어떤 채무를 누가 부담하고, 매도인의 고지 누락이 발견되면 어떻게 정산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적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종 체크리스트
상가 건물을 매수할 때는 등기부등본과 건축물대장만 확인해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현재 임차인의 계약내용과 보증금, 대항력 관련 사항은 물론이고 과거 종료된 임대차 가운데 보증금 반환이나 명도가 아직 끝나지 않은 건이 있는지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매도인에게 과거 임대차 현황과 보증금 반환 완료 여부를 서면으로 확인받고, 보증금 반환 영수증이나 계좌이체 내역 등 객관적인 자료까지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또 매도인의 고지내용이 사실과 달라 매수인이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반환하게 될 경우의 배상 및 정산방법을 계약서 특약으로 미리 정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상가 건물 매매는 계약서 한 줄이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의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현재 누가 세 들어 있는가”만 확인하지 마십시오.
“과거 임차인 가운데 아직 보증금과 명도가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사람이 있는가”까지 확인하는 것이 이번 대법원 판결이 건물 매수인에게 주는 가장 중요한 실무적 교훈입니다.
밸류업이노베이션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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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칼럼은 대법원 2026. 4. 9. 선고 2023다307116 판결을 토대로 상가건물 매매 시 임대차보증금 승계 문제를 설명한 일반적인 부동산·법률 정보입니다. 실제 보증금 반환책임은 임차인의 대항력과 점유·사업자등록 상태, 소유권 이전 시점, 임대차 종료 및 보증금 반환 여부 등 개별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 거래에서는 관련 전문가의 검토를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