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경매로 낙찰받았는데 임차인이 안 나간다면?
인도명령부터 권리금 요구까지, 낙찰 후 명도 대응법
배준형의 밸류업경매

안녕하세요, 여러분의 부동산 주치의 배준형 수석전문위원입니다.
경매로 부동산을 낙찰받은 뒤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있습니다.
“리모델링을 위해 임차인을 내보내야 하는데 나가지 않는다”, 그리고 “권리금을 달라고 한다”는 상황입니다.
낙찰 후 임차인 명도 문제는 경매 투자의 마지막 관문이자 가장 큰 리스크 요인입니다. 낙찰대금을 완납하고 소유권을 취득했더라도 건물에 발을 들이지 못하면 리모델링은커녕 임대수익 창출 계획 자체가 지연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관련 법률 조문과 판례를 바탕으로 명도 절차, 그리고 권리금 요구에 대한 법적 대응, 실전 협상 팁까지 순서대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1. 낙찰자는 왜 명도에 어려움을 겪는가?
법원경매로 부동산을 취득한 낙찰자는 민사집행법 제135조에 따라 매각대금을 완납한 때에 소유권을 취득합니다.
원칙적으로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권과 반환청구권 등을 바탕으로 권원 없이 점유하는 사람에게 부동산의 인도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다음 세 가지 이유로 명도가 순탄하게 진행되지 않습니다.
(1) 대항력을 갖춘 임차인의 존재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에 따른 대항요건인 건물의 인도와 사업자등록을 갖춘 임차인이 있고, 그 임차권이 경매로 소멸하지 않아 낙찰자에게 임대차관계의 승계를 주장하는 경우입니다.
(2) 이전 비용 및 손실 보상 요구
영업 중단에 따른 손실, 이사비, 합의금 등을 요구하는 경우입니다.
(3) 권리금 회수기회 방해 주장
권리금을 회수하지 못했다며 퇴거를 거부하거나 낙찰자에게 손해배상을 주장하는 경우입니다.
경매 절차에서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8조에 따라 임차권은 매각으로 소멸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보증금을 전액 변제받지 못한 대항력 있는 임차권은 예외적으로 소멸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경매에서는 임차인의 사업자등록일과 점유 시기뿐 아니라 말소기준권리와의 선후관계, 배당을 통해 보증금이 얼마나 변제되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결국 임차권이 매각으로 소멸하는지, 낙찰자에게 존속하는지가 낙찰자의 법적 지위와 대응방법을 갈라놓는 중요한 기준점이 됩니다.
2. 명도, 법적 절차는 어떻게 진행되는가?
점유자와 협의가 되지 않을 경우 낙찰자가 선택할 수 있는 법적 수단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1) 부동산 인도명령 신청: 민사집행법 제136조
매각대금을 완납한 낙찰자는 대금을 낸 뒤 6개월 이내에 집행법원에 부동산 인도명령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인도명령은 별도의 건물인도소송에서 판결을 받지 않고도 집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민사집행법 제136조는 매수인이 대금을 낸 뒤 6개월 이내 신청하면 채무자·소유자 또는 점유자에게 부동산을 인도하도록 명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다만 점유자가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 권원으로 점유하고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인도명령을 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선순위 대항력 있는 임차권처럼 낙찰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점유권원이 인정된다면 인도명령만으로 퇴거시킬 수 없습니다.
(2) 명도소송, 정확히는 건물인도청구소송
인도명령 신청 기간인 6개월이 지났거나, 점유자가 낙찰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권리를 주장하고 그 법적 관계를 본안소송에서 판단해야 하는 경우에는 건물인도청구소송을 제기해야 합니다.
소송기간은 사건의 복잡성, 상대방의 대응, 항소 여부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보통 6개월에서 1년이면 끝난다”고 단정하기보다는, 분쟁이 복잡하거나 항소가 이어지면 그 이상 소요될 수도 있다는 점까지 고려해 투자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습니다.
배준형의 밸류업 실무 필수 Tip
1. 점유이전금지가처분 검토
명도소송을 진행하는 상황에서는 점유자가 소송 도중 제3자에게 점유를 이전할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하고, 필요하면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함께 신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은 민사집행법 제300조 제1항의 ‘다툼의 대상에 관한 가처분’에 해당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현상이 바뀌어 권리를 실행하기 곤란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이 집행되면 채무자가 다른 사람에게 점유를 넘기는 것을 금지하고, 이후 본안판결의 집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2. 내용증명 발송
소송 착수 전 명도 기한과 향후 인도청구, 사용이익 상당액의 반환청구 가능성 등을 내용증명으로 통지해 두는 것도 좋습니다.
다만 내용증명 자체가 점유자의 ‘악의적 점유’를 입증하는 것은 아닙니다.
내용증명은 낙찰자가 언제 소유권을 취득했고, 언제부터 인도를 요구했으며, 상대방에게 어떤 내용을 통지했는지를 객관적으로 남겨두는 증거라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점유자가 실제로 부당이득을 반환해야 하는지, 어느 시점부터 얼마를 부담하는지는 기존 임대차의 존속 여부와 보증금 반환관계, 실제 사용수익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임차인이 권리금을 요구할 때, 낙찰자가 알아야 할 법리
낙찰자들이 가장 혼란스러워하는 대목이 바로 권리금 요구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경매로 임차권이 소멸해 낙찰자가 종전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지 않는 경우라면, 종전 임차인이 낙찰자를 상대로 상가임대차법상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의무를 당연히 주장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1)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 규정: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4
임대인은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임대차 종료 시까지 정당한 사유 없이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으로부터 권리금을 지급받는 것을 방해해서는 안 됩니다.
이를 위반해 임차인에게 손해가 발생하면 손해배상책임이 생길 수 있습니다.
(2) 경매 낙찰자의 책임 범위
경매 절차에서 상가임대차법 제8조에 따라 매각으로 임차권이 소멸하고, 낙찰자가 기존 임대차의 임대인 지위를 승계하지 않는 경우에는 낙찰자와 종전 임차인 사이에 기존 임대차관계가 계속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런 임차인이 기존 임대차를 전제로 낙찰자에게 권리금 회수기회 방해 책임을 묻기는 일반적으로 어렵습니다.
다만 아래 두 가지 상황에서는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a. 매각 후에도 임차권이 존속하는 대항력 있는 임차인이 있는 경우
상가임대차법 제8조 단서에 따라 보증금을 전액 변제받지 못한 대항력 있는 임차권이 매각 후에도 존속한다면, 낙찰자는 승계되는 임대차관계를 전제로 임차인의 권리를 검토해야 합니다.
이 경우 계약갱신요구권과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 문제도 각각 법이 정한 요건에 따라 판단해야 합니다.
계약갱신요구권은 현행법상 최초 임대차기간을 포함해 전체 임대차기간이 10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행사할 수 있습니다.
2018년 10월 개정으로 갱신요구권 기간이 종전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됐으며, 이 개정규정은 개정법 시행 후 최초로 체결되거나 갱신되는 임대차부터 적용됩니다.
다만 갱신요구권 행사기간이 지났다고 해서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까지 자동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계약갱신요구권 행사기간이 지난 경우에도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4의 요건을 충족한다면 임대인이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의무를 부담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갱신요구권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권리금 문제까지 없다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b. 낙찰 후 종전 임차인과 새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경우
낙찰자가 종전 임차인과 새롭게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면 이후에는 낙찰자가 새로운 임대차의 임대인이 됩니다.
이후 임대차가 종료될 때에는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4에 따른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의무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낙찰 직후 “당장 내보내기 어렵다”는 이유로 임시로 재계약을 체결할 경우에는 계약기간뿐 아니라 향후 갱신요구권과 권리금 문제까지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권리금 요구, 상황별 실전 대응 시나리오
1. 대항할 수 없는 후순위 임차인이 권리금을 요구할 때
매각으로 임차권이 소멸했고 낙찰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면, 낙찰자가 종전 임차인의 권리금을 직접 지급해야 하거나 기존 임대차를 전제로 권리금 회수를 보장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소송과 강제집행에 드는 시간과 비용, 공실 손실, 대출이자 등을 감안하면 강제집행 예상 비용 범위에서 명도 시기를 앞당기는 조건으로 이사비나 협의금을 지급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더 유리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합의금은 권리금으로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조기 명도에 대한 합의금 또는 이사비라는 점을 서면으로 명확히 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2. 매각 후에도 임차권이 존속하는 대항력 있는 임차인이 권리금을 주장할 때
낙찰자가 임대인 지위를 승계하는 임대차라면 먼저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 행사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현행법상 갱신요구권은 최초 임대차기간을 포함해 최대 10년 범위에서 인정됩니다.
그러나 10년이 지나 갱신요구권을 더 행사할 수 없더라도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의무가 당연히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2019. 5. 16. 선고 2017다225312, 225329 판결도 갱신요구권 행사기간이 지난 임차인에게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 규정이 별도로 적용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갱신요구권이 끝났다는 이유만으로 신규임차인 주선을 무조건 거절해서는 안 됩니다.
다만 임차인이 3기의 차임을 연체한 경우 등 법에서 정한 사유가 있거나, 철거·재건축 등 법에서 인정하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리모델링이나 재건축을 이유로 명도를 계획한다면 단순히 “내가 공사할 예정”이라는 이유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되고, 상가임대차법상 갱신거절 및 권리금 보호 예외사유에 해당하는지를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현행법은 안전사고 우려, 다른 법령에 따른 철거·재건축, 임대인이 건물의 전부 또는 대부분을 철거하거나 재건축하기 위한 일정한 경우 등을 갱신거절 사유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3. 명도소송 중 임차인이 권리금 손해배상 반소를 제기할 때
임차인이 “권리금 회수기회를 방해받았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해 오면 낙찰자는 먼저 경매로 기존 임차권이 소멸했는지, 아니면 자신이 임대인 지위를 승계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임대인 지위를 승계했다면 신규임차인 주선이 실제로 있었는지, 낙찰자가 신규임대차 체결을 거절했는지, 그 거절에 상가임대차법상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따져봐야 합니다.
단순히 “경매로 샀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권리금 책임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고, 반대로 임차인이 권리금을 주장한다는 이유만으로 낙찰자가 반드시 이를 지급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성공적인 명도를 위한 6단계 체크리스트
1단계. 사전 권리분석
매각물건명세서 및 현황조사서를 확인해 말소기준권리, 임차인의 사업자등록일과 실제 점유시기, 배당요구 여부, 대항력 유무를 정확히 파악합니다.
2단계. 인도명령 가능 여부 확인
대금 완납 후 점유자가 낙찰자에게 대항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가능한 한 신속하게 인도명령을 신청합니다.
인도명령 신청은 대금 완납 후 6개월 이내에 해야 합니다.
3단계. 점유이전금지가처분 검토
점유관계가 불안정하거나 명도소송 중 제3자에게 점유가 이전될 위험이 있다면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적극적으로 검토합니다.
4단계. 내용증명 발송
명도 기한과 협의 조건, 미이행 시 인도청구 및 사용이익 반환청구 등 법적 절차에 착수할 수 있다는 내용을 문서로 통지합니다.
5단계. 협의 조건의 서면화
이사비나 합의금을 지급하고 협의 명도할 경우 지급 시기와 퇴거일, 열쇠 인도, 집기 철거, 미납 관리비 정산 등의 조건을 합의서에 명확히 작성합니다.
합의금은 가급적 실제 인도가 완료된 것을 확인한 뒤 지급하는 구조로 만드는 것이 안전합니다.
6단계. 소송 및 강제집행
협상이 난항을 겪고 인도명령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사건이라면 건물인도청구소송 등 필요한 절차에 착수합니다.
리모델링이나 신규 임대차 일정이 예정돼 있다면 명도에 필요한 예상기간과 금융비용을 사업계획에 미리 반영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처럼 경매 투자의 완성은 ‘낙찰’이 아니라 ‘안전한 명도와 정비’에 있습니다.
특히 권리금과 대항력이 얽힌 상가 명도는 민사집행법과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을 함께 검토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임차인이 “안 나간다”고 말하는 이유가 아닙니다.
그 임차권이 경매로 소멸했는지, 아니면 낙찰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임차권으로 남아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임차권이 소멸했다면 인도명령과 협상 전략을 중심으로 접근하면 되고, 임차권을 낙찰자가 승계해야 한다면 계약갱신요구권과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까지 별도로 검토해야 합니다.
감정적인 대립으로 시간을 지체하기보다는 법적 기준을 정확히 파악하고 단계별로 접근하는 것이 손실을 줄이는 가장 빠른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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