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사람은 많다는데 거래는 왜 줄었을까?
3월의 매입 의향과 7월 시장이 보여준 ‘조건부 매수세’
천우석의 밸류업 인사이트

지난 3월 CBRE코리아가 발표한 투자자 설문조사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회복 기대를 높였다. 국내 투자자의 74%가 올해 매입을 확대하겠다고 답했고, 83%는 부동산 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매입 확대 의향과 순매수 의향 모두 조사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그로부터 넉 달이 지난 지금 시장은 어떨까?
CBRE가 최근 집계한 올해 2분기 상업용 부동산 투자 규모는 5조8232억원이었다. 전 분기보다 10%,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감소했다. 상반기 누적 투자 규모도 전년 동기보다 17.7% 줄었다. 매입 의향은 역대 최고라는데 거래는 오히려 감소했다.
두 숫자는 서로 모순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 않다.
3월 설문을 자세히 보면 투자자의 매수 의향에는 처음부터 조건이 붙어 있었다. 차입비용이 낮아지고, 매도자가 가격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며, 투자자가 요구하는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다.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은 응답자의 45%가 꼽은 올해 최대 위험요인이기도 했다.
돈은 시장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다만 아무 건물이나 사려는 돈은 아니었다.
기대와 달라진 금융환경
투자자들이 설문에 응답한 시점은 지난해 12월이다. 당시에는 금리가 정점을 지나 완만하게 내려갈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에 깔려 있었다. 실제 조사에서도 금리 안정화가 투자 확대를 이끌 가장 큰 요인으로 꼽혔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지난 7월 16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올렸다. 물가와 금융안정 위험을 고려해 0.25%포인트 인상을 결정한 것이다.
금리 0.25%포인트가 모든 거래를 중단시키는 수준은 아니다. 문제는 투자자가 연초에 세웠던 계산이 달라졌다는 데 있다.
대출이자가 올라가면 같은 임대수입을 내는 건물이라도 투자수익률은 낮아진다. 대출 만기를 앞둔 자산은 리파이낸싱 조건이 나빠지고, 개발이나 리모델링이 필요한 자산은 공사기간 동안 부담해야 할 금융비용이 늘어난다. 예상했던 매각수익률보다 시장의 요구수익률이 높아지면 출구가격도 다시 계산해야 한다.
매수자는 계산기를 다시 두드리지만 매도자는 여전히 과거의 최고 거래가격을 기억한다. 이 간극이 좁혀지지 않으면 투자할 돈이 있어도 거래는 성사되지 않는다.
2분기 거래 감소를 투자자들이 갑자기 시장을 떠난 결과로 단정할 필요는 없다. 지난해 거래 규모가 워낙 컸던 기저효과도 있고 대형 거래의 종결 시점에 따라 분기별 수치는 달라질 수 있다. CBRE 역시 연초부터 올해 거래 규모가 지난해보다 소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3월의 투자 의향이 곧바로 7월의 거래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하다. 매수세는 강하지만 가격과 금융, 자산의 수익성이 맞아야 움직이는 조건부 매수세다.
밸류애드가 다시 등장한 이유
이번 설문에서 밸류애드 전략은 3년 연속 가장 선호되는 투자 방식으로 꼽혔다. 흔히 밸류애드를 낡은 건물을 사서 리모델링한 뒤 임대료를 올리는 투자로 이해한다. 실제로는 훨씬 까다로운 작업이다.
투자자는 현재의 순영업소득(NOI)과 자산을 안정화한 뒤 기대할 수 있는 NOI 사이의 차이를 먼저 살펴야 한다. 공실을 줄이거나 임차인을 교체하면 임대수입이 얼마나 늘어날지, 이를 위해 시설과 설비에 얼마를 투자해야 할지 계산해야 한다.
공사기간 동안 받지 못하는 임대료와 금융비용도 비용이다. 새 임차인이 실제로 들어올지, 계획한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을지도 검증해야 한다. 안정화 이후 대환대출이나 매각이 가능한지도 빠질 수 없다.
예를 들어 현재 연간 NOI가 3억원인 자산을 사서 4억원으로 높일 수 있다고 가정해 보자. 임대료를 올릴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만으로는 부족하다. 공실 해소와 리모델링에 20억원이 들어가고 2년이 걸린다면 그 투자가 목표수익률을 남기는지 다시 계산해야 한다.
수요가 없는 건물에 공사비만 투입하면 밸류애드가 아니라 비용 증가다.
금리가 내려가고 시장 전체의 가격이 오를 때는 자산을 보유하는 것만으로도 수익을 얻기 쉽다. 반대로 금융비용이 높고 가격 상승을 낙관하기 어려운 시장에서는 자산 안에서 수익을 직접 만들어야 한다. 밸류애드 선호가 이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꼬마빌딩 시장도 다르지 않다
CBRE 조사는 기관투자자 77명의 응답을 바탕으로 한 자료다. 거래통계 역시 대형 오피스와 물류센터, 호텔 등 기관투자시장에 무게가 실려 있다. 이를 개인투자자의 꼬마빌딩 시장에 그대로 옮길 수는 없다.
그러나 거래가 막히는 구조는 닮아 있다.
꼬마빌딩 매도자는 인근에서 가장 높게 거래된 사례를 기준으로 가격을 정한다. 매수자는 현재 임대료와 공실률, 대출이자와 취득비용, 향후 리모델링 비용을 계산한다. 매도자는 토지가격과 미래 개발 가능성을 이야기하고, 매수자는 지금 발생하는 현금흐름으로 가격을 설명해달라고 요구한다.
양측의 간극을 메우는 것이 밸류업 계획이다. 여기서 말하는 계획은 “수리하면 임대료가 오를 것”이라는 설명이 아니다.
이 건물이 현재 놓치고 있는 임차 수요가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사무실 수요가 약한 곳이라면 숙박이나 의료, 교육, 식음시설로 바꿀 수 있는지 살펴야 한다. 법적으로 가능한 용도인지, 주차와 소방, 전기용량과 배기시설을 갖출 수 있는지도 검토해야 한다.
필요한 초기 투자비(CapEx)와 공사기간, 공실 손실을 반영한 뒤에도 수익이 남아야 한다. 임대료를 높였을 때 임차인의 영업이 이를 감당할 수 있어야 하고, 안정화된 NOI를 근거로 대출을 갈아타거나 매각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수익률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모두 밸류애드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수요가 없고 물리적 제약이 큰 건물은 싸게 사도 비싼 자산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지금의 NOI는 낮지만 분명한 임차 수요가 있고, 합리적인 투자로 공간의 쓰임을 바꿀 수 있다면 검토할 가치가 있다.
가격이 낮은 자산과 가치가 낮게 평가된 자산은 같은 말이 아니다.
매수 의향보다 중요한 것
3월의 설문은 틀리지 않았다. 투자자들은 여전히 상업용 부동산을 사고 싶어 한다. 서울은 아시아·태평양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도시로 올라섰고, 우량 자산을 선점하려는 자본의 경쟁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7월의 시장은 그 돈이 얼마나 까다로운지를 보여준다.
금리가 안정될지, 매도자가 가격을 조정할지, 임대수요가 유지될지, 필요한 시설투자를 감당할 수 있을지, 투자 후 현금흐름을 실제로 높일 수 있을지 확인해야 자금이 움직인다.
매수 의향과 실제 거래 사이의 간극을 자금 부족만으로 설명해서는 안 된다. 투자자가 요구하는 수익을 입증할 수 있는 자산이 충분하지 않은 것도 중요한 이유다.
꼬마빌딩 투자 역시 이제 상권 이름과 인근 최고 거래가격만으로 결정할 수 없다. 현재의 수입과 앞으로 만들어낼 수입, 그 사이를 메우는 비용과 시간을 함께 계산해야 한다.
살 사람은 많다. 거래를 만드는 것은 낙관이 아니라 검증된 현금흐름이다.
참고 자료
- CBRE코리아, 「2026 한국 투자자 의향 설문조사」, 2026년 3월 17일. https://www.cbrekorea.com/insights/reports/2026-%ED%95%9C%EA%B5%AD-%ED%88%AC%EC%9E%90%EC%9E%90-%EC%9D%98%ED%96%A5-%EC%84%A4%EB%AC%B8%EC%A1%B0%EC%82%AC
- 「CBRE코리아 ‘국내 상업용 부동산 투자 의향 역대 최고치’」한국경제신문 / 2026년 3월 30일 / 민경진 기자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3305016r
- 「CBRE코리아 ‘1분기 서울 상업용 부동산 투자 17% 감소’」한국경제신문 / 2026년 4월 29일 / 민경진 기자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4294773r
- 한국은행, 「통화정책방향(2026.7.16)」, 2026년 7월 16일. https://www.bok.or.kr/portal/bbs/P0000559/view.do?depth=200690&menuNo=200690&nttId=11062942&programType=newsData&relate=Y
- CBRE코리아, 「Seoul Figures Q2 2026」, 2026년 7월 22일.https://www.cbre.co.uk/insights/figures/seoul-figures-q2-2026
※ 본 칼럼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 동향과 밸류애드 전략에 관해 일반적으로 참고할 수 있도록 작성된 정보성 콘텐츠입니다. 개별 자산의 투자 판단은 시장 여건과 자산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관련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