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인만 기다리는 건물주는 대출의 노예가 된다
죽은 공간을 살려내는 기획이 건물주의 경쟁력이다
배준형의 밸류업 클래스
안녕하세요. 부동산 투자 주치의 배준형 수석전문위원입니다.
최근 부동산 시장은 주택이든 상가든 그리 녹록치 않습니다. 주택은 각종 규제 리스크로, 상가는 장기간 공실 리스크로 건물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자주 목격하는 모습은 비슷합니다. 임차인을 기다리며 공간을 수년간 공실로 방치하거나, 어렵게 들어온 임차인이 보증금을 소진한 뒤 결국 명도소송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단순히 임차인을 기다리는 수동적 임대업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건물주는 스스로 학습하고, 시장에 맞는 전략을 기획하며, 새로운 수익 모델을 설계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건물주는 이제 공간 기획자’로 변해야 하는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건물주의 가장 큰 고민, 공실과 연체
대부분의 건물주가 가장 두려워하는 단어는 ‘공실’과 ‘연체’입니다.
매달 빠져나가는 대출이자에 비해 임차인이 사라지거나 임대료를 내지 않으면, 건물주는 큰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임대료 수입보다 대출 이자가 많아지는 순간입니다. 이때 건물주는 사실상 자산가가 아니라 ‘대출의 노예’로 전락하게 됩니다.
공실과 임차인 분쟁은 어느 건물주에게나 닥칠 수 있는 현실입니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되찾은 공간을 어떻게 다시 활용할 것 인가’ 입니다. 이 지점에서 건물주의 역량 차이가 극명하게 갈립니다.
밸류업 전략의 3가지 방식
부동산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밸류업 전략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 신축 밸류업
- 공간기획 밸류업
- 리모델링 밸류업
세 가지 모두 기존 건물을 새롭게 탈바꿈시키는 전략이지만, 각각의 방식은 장단점이 다릅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공간기획 밸류업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공간기획 밸류업이란 무엇인가?
공간기획 밸류업은 기존 건물을 철거하지 않고 주요 구조를 유지한 채,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전략입니다.
즉, 단순히 임차인을 교체하거나 임대료를 낮추는 방식이 아니라, 건물주 스스로 기획자가 되어 건물을 재해석하고 새로운 콘셉트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이 전략의 장점은 분명합니다. 신축 대비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차별화된 결과를 얻을 수 있고, 단순 임대수익을 넘어 직접 영업수익까지 창출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사무실이나 상가 공간을 스터디카페, 공유 오피스, 문화공간, 숙박시설 등으로 기획해 브랜드화 한다면, 건물 자체가 새로운 경쟁력을 갖게 됩니다.
공간기획 밸류업의 현실적 과제와 리스크
그러나 공간기획 밸류업이 만만한 전략은 아닙니다.
- 기획 역량 부족: “새 임차인을 구하면 된다”는 단순한 해법에 머무르다 낮은 임대료와 장기 공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 전문 영역 필요: 인테리어 설계, 브랜드 기획, 마케팅, 운영 시스템 구축 등 다양한 전문성이 필요합니다. 경험 부족으로 직접 모든 것을 맡게 되면 비용 과다와 운영 실패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핵심은 효율적 파트너십과 전문가 참여입니다. 특히 공간기획은 철저한 시장조사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 상권분석 – 유동인구, 연령대, 소비 패턴 파악
- 입지분석 – 위치, 접근성, 가시성, 경쟁 시설 분석
- 시장성 분석 – 업종 성장 가능성과 지속 가능성 검증
이러한 분석이 있어야만 단순한 꾸미기를 넘어 실질적인 수익 모델을 만들 수 있습니다.
실제 사례: 공실을 스터디카페로 재탄생
2025년 실제 프로젝트에서는, 수년간 임대되지 않던 대로변 상권 건물을 스터디카페로 기획·운영하여 성공적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일각에서는 “스터디카페는 이미 포화 상태”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데이터를 보면 여전히 잘되는 곳은 꾸준히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성패는 결국 차별화된 기획력과 운영력에 달려 있습니다.
이 사례에서 건물주는 다음과 같은 전략을 활용했습니다.
- 지역 맞춤형 콘셉트 기획 (학생·취준생 중심)
- 운영 효율성을 고려한 설비 배치
- SNS 마케팅을 통한 초기 고객 유입
그 결과, 단순 임대료 수입 구조에서 벗어나 직접 영업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로 전환되었습니다.
또한 건물주가 직접 운영하면 가장 큰 고정비인 임대료를 절감할 수 있고, 인테리어와 시스템을 자신만의 톤앤매너로 맞춤화할 수 있습니다. 이는 프랜차이즈에 의존하는 것보다 투자 비용은 줄이고, 완성도는 높이는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공간기획의 확장성
공간기획 밸류업의 또 다른 장점은 확장성입니다.
공간을 직접 운영하면서 수익을 올릴 수도 있고, 이후에는 시설권리금을 받고 제3자에게 양도할 수도 있습니다. 즉, 버려진 공간을 ‘자동화된 수익 구조’로 만들거나, 새로운 자산 가치로 재탄생 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 소개한 사례는 단순히 공실을 메운 것이 아닙니다.
장기간 방치된 공간을 차별화된 기획과 브랜드 전략을 통해, 건물주의 새로운 수익 모델로 재탄생시킨 대표적 성공 케이스라 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임차인을 기다리는 시대가 아닙니다.
건물주가 직접 공간을 기획하고 브랜드를 만들어낼 때, 공실은 더 이상 두려움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의 발판이 됩니다.
배준형 수석전문위원(밸류업이노베이션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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