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빌딩 투자, 성공의 성패를 가르는 '대출의 기술'
2단계: RTI 규제와 LTV 한도, 은행이 '숫자'를 보는 심사 논리를 파악하라
배준형의 밸류업 클래스
안녕하세요, 부동산 투자 주치의 배준형 수석전문위원입니다.
지난 시간에 이어 이번에는 꼬마빌딩 투자 성공의 필수 과정, 6단계 전략 중 두 번째인 ‘대출의 기술’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개인 취득 vs. 법인 취득, 출발선이 다릅니다.
꼬마빌딩 매입의 첫 단추는 ‘어떤 주체로 구입할 것인가’입니다. 즉, 개인 명의인지, 법인 명의인지에 따라 금융기관의 심사 기준이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개인이 꼬마빌딩을 매입할 경우, 금융당국은 RTI(이자상환비율) 규제를 적용합니다. 이는 연간 임대수익이 연간 대출이자의 1.5배 이상이어야 대출이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70억원 규모의 건물을 매입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 건물에서 매월 2,000만원의 임대료가 발생한다면, 연간 임대수익은 약 2억4,000만원입니다. 여기서 대출금리를 4%로 가정할 때, RTI 규제 기준에 따라 실제 허용되는 대출 규모는 약 40억원에 불과합니다.
즉, 투자자들이 흔히 생각하는 ‘매매금액 대비 80% 대출’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RTI 규제가 존재하는 한, 은행은 수익성과 안정성이 담보되지 않은 과도한 대출을 내주지 않습니다.
은행은 ‘사람’이 아니라 ‘숫자’를 봅니다.
많은 투자자가 “나는 이 은행의 VIP 고객이니 원하는 만큼 대출을 받을 수 있겠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는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 이야기입니다.
은행은 ‘관계’보다는 ‘데이터’를 우선합니다. 즉, 대출 실행 여부는 숫자로 입증되는 상환 능력에 따라 결정됩니다. 따라서 은행은 대출 신청인의 자격 요건을 면밀히 검토합니다.
구체적으로 ① 소득 및 현금 흐름, ② 기존 부채 규모, ③ 담보 건물의 임대수익 구조, ④ 외부 변수에 따른 상환 여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합니다. 결국 은행은 “이 차주가 원리금을 안정적으로 상환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대출금리 또한 단순히 ‘거래 은행이니까 저렴하다’는 이유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은행은 ① 기준금리, ② 가산금리, ③ 신용등급, ④ 담보 가치 등을 종합해 금리를 산정합니다. 예컨대 동일한 건물을 담보로 하더라도 차주의 소득 안정성이나 부채 비율에 따라 금리는 달라집니다. 즉, 금리는 협상의 산물이 아니라 은행이 위험을 수치화한 결과물에 가깝습니다.
결국 투자자가 은행의 시각을 이해하지 못한 채 “최대한 많이, 최저 금리로 빌리자”는 방식으로 접근한다면 금융 전략은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은행은 언제나 ‘대출이 회수 불가능할 경우’를 전제로 움직입니다. 따라서 투자자는 상환 능력과 건물의 수익 안정성을 명확히 입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대출 가능 금액은 어떻게 정해지는가?
은행이 빌려줄 수 있는 금액을 산정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단순하면서도 엄격합니다. 대출 심사의 출발점은 부동산의 가치 평가입니다. 먼저, 주거용 부동산의 경우에는 시장에서 널리 인정받는 KB시세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반면, 상가나 토지와 같은 비주거용 자산은 공신력 있는 감정평가법인의 평가 결과를 토대로 합니다.
이렇게 확정된 감정가에 지역별로 적용되는 LTV(Loan to Value, 담보인정비율)를 곱하면 은행이 인정하는 담보가액이 도출됩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어떤 부동산의 감정가가 10억원이라고 가정해 볼 때, 해당 지역의 LTV가 70%라면 은행이 인정하는 담보 가치는 7억원이 됩니다. 즉, 대출 한도는 최대 7억원까지 설정된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하고 싶다면, 추가 담보를 제공(공동담보)하거나 차주의 신용도를 활용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일반적으로 금리가 더 높게 책정되며, 결과적으로 순수 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이 혼합된 가중평균 금리 구조로 적용됩니다. 결국, 안정적으로 빌릴 수 있는 금액은 담보가치의 일정 비율이라는 점을 명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여러 은행을 비교 검토해야 합니다.
많은 투자자가 평소 거래하던 주거래 은행만을 찾아가 대출을 상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익숙하고 편리하기 때문이죠.
그러나 부동산 투자의 세계에서는 “관계”보다 “조건”이 더 중요합니다. 동일한 담보물이라도 은행마다 적용하는 LTV(담보인정비율), 금리, 한도, 심사 기준이 미묘하게 다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한 은행은 보수적으로 접근해 60%의 LTV만 적용하는 반면, 다른 은행은 동일한 건물에 대해 70%까지 인정해 줄 수 있습니다.
또한 금리 역시 은행 내부의 신용등급 평가 방식, 조달 비용, 영업 전략 등에 따라 차이가 발생합니다. 결국 투자자가 같은 건물을 담보로 두고도 수억 원의 대출 가능 금액 차이와 수천만 원의 이자 비용 차이를 경험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투자자는 반드시 여러 금융기관의 조건을 꼼꼼히 비교해야 합니다. 대출은 단순히 자금을 빌리는 행위가 아니라, 앞으로 수년간 매월 현금 흐름을 좌우할 핵심 변수입니다. 단 몇 퍼센트포인트의 금리 차이가 장기적으로는 큰 격차를 만들어냅니다. 더 나아가, 은행마다 중요하게 보는 평가 항목이 다르므로, 투자자는 스스로의 상황에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은행을 찾아야 합니다.
예컨대 안정적인 소득 흐름을 갖춘 차주는 소득 비중을 중시하는 은행이 유리할 수 있고, 담보 가치가 충분한 경우라면 담보 평가를 중점적으로 보는 은행이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즉, “오래 거래했으니 조건이 좋을 것”이라는 안일한 접근 대신, 은행 간 조건을 시장처럼 비교·검토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꼬마빌딩 투자에서 대출은 단순한 자금 조달 수단이 아니라 투자 성공 여부를 좌우하는 전략적 선택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꼬마빌딩 투자에서 제1금융권 대출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투자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입니다. 대출을 단순한 자금 조달 수단이 아니라 투자 전략의 무기로 바라봐야 합니다.
은행의 심사 논리와 구조를 정확히 이해하고, 자신의 상황에 가장 적합한 금융 조건을 선택하는 것, 이것이야 말로 꼬마빌딩 투자 성공을 위한 두 번째 관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배준형 수석전문위원(밸류업이노베이션 대표이사)
공인중개사 | 디벨로퍼 | 법원경매 매수신청대리인
한경부동산밸류업센터(landvalueup.hankyung.com)